호주의 한 공중화장실에서 100명이 넘는 여성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성이 징역형을 면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특히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공개적 발언으로 여론의 분노가 거세지면서 이 남성은 추방 위기에 처하게 됐다.
17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호주 내무부는 베트남 국적 유학생 바오 푹 까오(23)의 비자 상태를 재검토 중이다.
호주 멜버른대학교에서 생의학을 전공하는 까오는 지난해 2월 도클랜즈 쇼핑센터의 화장실에서 한 여성을 몰래 촬영했다가 기소됐다. 그러나 법원은 징역형 대신 사회봉사 명령을 선고했고, 전과 기록도 남기지 않았다.
이를 두고 현지에서는 해당 판결이 지나치게 불공정하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경찰이 까오의 기기에서 100건이 넘는 유사한 영상을 발견했음에도 불구하고, 징역형을 면제했기 때문이다.
호주 이민법에 따르면 당국은 징역형을 선고하지 않더라도 품행상의 이유로 비자를 취소할 수 있다. ‘품행상의 이유’에는 개인이 공공 안전에 위협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가 포함된다. 일반적으로 12개월 이상의 형량이 선고될 경우 비자 취소가 의무적이지만, 당국은 폭넓은 재량권을 보유하고 있다. 까오의 경우에도 이 재량권 행사로 비자 취소가 검토 중이다.
이번 사건은 머스크 CEO가 엑스(X·옛 트위터)에 “판사를 추방하라”는 댓글을 달면서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확산됐다.
호주 활동가 드류 파블루가 “150명의 여성을 촬영했는데 유죄 판결은커녕 판사조차 그를 추방하지 않았다”고 비난하자, 머스크는 “판사를 추방하라”는 짧은 글을 남겼다.
다만, 일각에서는 추방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여성 인권 운동가인 샐 그로버는 “단순히 그를 추방하는 것만으로는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전혀 되지 못한다”며 “그가 자유로운 몸이 되면서 현지 여성들이 그의 희생양이 될 뿐”라는 글을 X에 올렸다.
그러면서 “명확한 처벌을 보장하고 남성이 여성 전용 공간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호주 법을 개정해야 한다”면서 법 개정을 촉구했다.
이번 범행으로 한 피해자는 공공장소에서의 화장실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피해 여성은 칸막이 벽 아래에서 까오의 휴대전화가 자신을 향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큰 충격에 빠졌다. 이후 곧바로 112에 신고했고, 까오는 출동한 보안 요원들에 의해 붙잡혔다. ‘왜 여자 화장실에 들어갔느냐’는 경찰의 질문에 까오는 “내 성별을 잘 모르겠다”면서 황당한 변명을 늘어놨다.
그는 과거에도 같은 유형의 범죄를 저질렀고, 이번이 세 번째 적발이다. 하지만 계속해서 실형을 피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법원은 까오의 행동이 “피해자들에게 깊은 정신적 충격을 준 매우 사적인 범죄”라면서도 사회교정명령과 선행조건 준수만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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