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강타한 ‘아랍의 봄’ 시민 혁명으로 축출된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의 아들 사이프 알이슬람 카다피(54)가 3일(현지 시간) 무장괴한의 습격으로 피살됐다. 사이프는 부친의 집권 당시 정치적 후계자 노릇을 하며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사이프의 정치 고문 압둘라 오스만 압두라힘은 이날 성명을 통해 “복면을 쓴 남성 4명이 사이프의 집에 난입해 그를 총으로 살해하고 달아났다”고 밝혔다. 괴한들은 폐쇄회로(CC)TV를 무력화한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신원,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사이프는 1972년 리비아의 수도 트리폴리에서 태어났다. 영국 런던정치경제대(LSE)를 졸업하고 영어에 능통했다. 부친의 집권 당시 공식적인 직책을 맡지 않았지만 사실상 총리 역할을 하며 ‘2인자’로 꼽혔다.
사이프는 ‘아랍의 봄’ 당시 시위대를 집압하는 과정에서 “피로 강을 만드는 것도 불사하겠다”며 강경 대응을 천명했다. 아버지가 2011년 10월 시민군에 붙잡혀 총격으로 사망한 뒤 그 또한 체포됐다. 반인도적 범죄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수배 대상에도 올랐다.
리비아 법원은 2015년 사이프에게 평화적 시위를 가혹하게 진입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했다. 다만 2017년 사면됐다. 야인 생활을 이어가던 사이프는 2021년 대통령 선거 후보에 등록하며 재기를 시도했지만 정치적 불안정성으로 선거가 무기한 연기됐다. 카다피 사후 리비아에서는 각종 군벌이 난립하며 15년 넘게 사실상의 무정부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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