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팔레비 왕세자 시위 촉구…전국적 인터넷·통신 마비도

  • 뉴시스(신문)

이란 전역에 인터넷·휴대전화 차단돼
일부 ‘국왕 지지’ 구도도 등장
레자 팔레비 왕세자…이란 시위 새 국면 될 듯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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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위기로 촉발된 이란 시위가 12일째 이어지고 있다. 이날 망명 중인 레자 팔레비 왕세자도 시위 참여를 촉구한 가운데 이란 전역에서 대규모 인터넷 차단 사태도 발생했다.

8일(현지 시간) AP, BBC 등에 따르면 인터넷 기업 클라우드플레어와 인터넷 접속을 감시하는 사회적 기업 넷플록스는 이란 정부의 개입으로 이란 전역의 인터넷과 전화선이 차단됐다고 보고했다. 두바이에서 이란으로 유선·휴대전화 접속도 실패했다.

AP는 과거 사례를 비춰볼 때 통신 차단 이후 대개 정부의 강도 높은 진압으로 이어졌다고 우려했다.

휴먼라이트 뉴스 통신에 따르면 지금까지 시위 관련 폭력 사태로 최소 41명이 사망하고 2270명 이상이 구금된 것으로 추정된다.

◆레자 팔레비 왕세자…이란 시위 새로운 국면 될까

이날 시위는 이란 도시, 농촌 마을에서 산발적으로 일어난 경제 위기에 맞서는 시위의 연장선이었다. 망명 중인 레자 팔레비 왕세자가 이날 밤과 다음 날 오후 8시에 시위를 가질 것을 촉구하면서 규모가 더욱 주목 받았다.

팔레비 왕세자는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축출된 이란의 마지막 국왕 무하마드 레자 팔레비의 장남으로, 이슬람 혁명 직전 미국으로 떠났다.

그는 성명을 통해 “위대한 이란 민족이여, 세계의 이목이 여러분을 향하고 있다. 거리로 나와 요구사항을 외쳐달라”며 “이슬람 공화국, 그 지도자, 혁명수비대에 경고한다. 세계가 여러분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AP는 “이번 시위는 팔레비 왕세자가 이란 대중을 움직일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첫 번째 시험대였다”면서 “이슬람 공화국 전역으로 확산된 시위의 새로운 국면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날 정각이 되자 수도 테헤란 전역에서 수천 명의 사람들이 쏟아져 나왔다. ‘독재자에게 죽음을!’ ‘이슬람 공화국에 죽음을!’ 등의 구호가 나왔고, 일각에서는 ‘이것이 마지막 전투다! 팔레비가 돌아올 것이다’ 고 외쳤다.

시위대 중에는 과거라면 사형에 처해질 ‘국왕 지지’ 구호도 등장해, 이란의 무너진 경제로 인해 격화된 민심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이날 시위대를 지지하며 문을 닫는 시장과 바자르도 늘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시위는 전반적으로 지도부 없이 진행되고 있는데, 팔레비 왕세자의 역할이 향후 시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불확실하다. 그는 시위 호응도에 따라 추가 계획을 제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아틀란틱 카운슬 이란 전문가 네이튼 스완슨은 “실현 가능한 대안 세력의 부재가 과거 시위 동력을 약화시켰다”며 “냉전 말기 폴란드의 노동 운동가 레흐 바웬사가 그랬던 것처럼 존경받는 정치인으로 부상할 기회가 있는 이란 반체제 활동가는 천 명에 달할 수 있다. 그러나 이란 보안기관은 잠재적인 지도자를 모두 체포하고 박해해 추방했다”고 짚었다.

일부 시위대에서 국왕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나왔으나, 팔레비 개인에 대한 지지인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전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열망인지는 분명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또 팔레비 왕세자가 과거 이스라엘을 지지하고 이스라엘로부터 지지받았다는 사실도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해 6월 이스라엘은 이란을 상대로 12일간 전쟁을 벌인 바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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