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진핑도 나도 中불황 원치않아”… ‘무역전쟁’ 정면 충돌 피하려 화해 제스처

  • 동아일보

글로벌 증시 급락하자 관리 나서
中관영매체 “대화로 우려 해소”
양측 APEC 앞두고 실무 접촉

AP 뉴시스
AP 뉴시스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와 이에 대한 미국의 100% 추가 관세 부과 계획 발표로 미중 무역갈등이 다시 격화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은 중국을 해치려는 게 아니라 돕고 싶은 것”이라며 유화 제스처를 취했다. 중국 역시 이번 갈등의 원인이 미국에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즉각적인 보복 관세 부과 등의 조치는 취하지 않으며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은 모양새다. 미중 무역갈등 재점화로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하락하는 등 경기 악화 우려가 커지자 양측이 상황 관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 트럼프, “나라가 불황에 빠지는 걸 원치 않아”

12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시장 불안을 의식한 듯 “걱정하지 말라, 중국은 괜찮을 것”이라며 “높이 존경받는(highly respected) 시진핑 주석은 잠시 나쁜 순간을 겪었을 뿐이고 그 역시 나처럼 자신의 나라가 불황(depression)에 빠지는 걸 원치 않는다”고 적었다. 이는 이틀 전 강하게 중국을 비판하며 대중(對中) 관세 100% 추가 부과, 필수 소프트웨어 수출 중단 등 보복을 선언한 것에서 크게 달라진 태도다. 일각에선 ‘타코(TACO·Trump Always Chickens Out·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물러난다)’란 말이 생겼을 정도로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 조치 후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물러선 전례를 들어 미중 갈등이 조만간 수습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참모들도 중국에 대한 경고를 내놓으면서도 동시에 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J D 밴스 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일은 상당 부분 중국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만약 그들이 매우 공격적으로 대응한다면 미국 대통령은 중국보다 훨씬 더 많은 카드를 갖고 있지만 그들이 이성적으로 행동할 의향이 있다면 미국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를 사전에 통보받지 못했다”면서도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국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곳(한국)에 갈 예정이고 아마 시 주석도 그곳에 있을 것”이라며 “(중국이) 대화에 관심이 있다면 대통령은 잘 알려진 대로 항상 대화할 의지가 있다. 사실 이미 중국 측과 실무 선에서 접촉이 이뤄졌다”고 했다.

● 中, 미국 비판하면서도 대화 필요성 강조

중국은 12일 상무부 대변인 성명과 13일 관영매체 사설 등을 통해 강도 높게 미국을 비판했다. 다만, 실제 강경한 보복 조치를 취하진 않고 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3일자 사설에서 “미국은 9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미중 고위급 무역회담이 열린 지 단 20여 일 만에 중국에 대한 제한 조치를 추가했다”며 “중미 무역이 겪고 있는 여러 어려움은 전적으로 미국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9일 미 상무부가 수출 통제 대상 기업이 50% 이상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도 제재 대상에 포함하기로 한 것을 언급한 것. 그러면서 “현재 미중 경제·무역관계는 다시 한번 갈림길에 서 있다. 대화를 통해 각자의 우려를 해소하고 차이를 적절히 관리하길 촉구한다”며 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중국#미국#희토류 수출 통제#도널드 트럼프#시진핑#무역전쟁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