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러 크림반도 합병 인정’ 美 구상 거부

  • 뉴시스(신문)
  • 입력 2025년 4월 23일 11시 37분


“논의할 필요조차 없다…우리 헌법 위반”
오늘 미·우크라·유럽 회담…‘진전 없을 것’

AP 뉴시스
AP 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의 종전 구상으로 알려진 ‘러시아 크림반도 병합 인정’ 방안을 거부했다.

키이우인디펜던트, 오데사저널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22일(현지 시간) 기자회견에서 “크림반도 영토 인정에 대해서는 논의할 필요조차 없다. 이는 우리 헌법을 위반하는 일”이라며 “이 곳은 우리 영토이며 우크라이나 국민의 영토”라고 밝혔다.

그는 휴전 협상을 크림반도 영유권 문제로 추동하는 것은 전쟁을 지속하려는 러시아 의도에 말려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크림반도와 우리의 주권 영토에 대한 회담이 시작되면 협상은 러시아가 원하는 전쟁 장기화 쪽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신속한 합의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으로부터 이 같은 제안을 정식으로 전달받지 않았다면서 “우크라이나는 공식적 제안을 즉시 거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은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인정,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배제 등 트럼프 행정부 종전 구상을 담은 기밀 문서를 우크라이나와 유럽 측에 전달했다.

미국은 23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미국·우크라이나·유럽 주요국간 휴전 관련 회담에서 우크라이나의 답변을 듣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는데, 젤렌스키 대통령이 직접 명확한 거부 의사를 밝힌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현 시점에는 우선 전면 휴전에 논의를 집중하고, 영토 문제는 휴전이 성사된 이후 평화 협상 단계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키이우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안드리 시비하 외무장관, 안드리 예르막 대통령비서실장은 휴전 관련 협상권만 위임받고 런던 회담에 임할 예정이다.

WSJ는 “수요일(23일) 회담에서 큰 진전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젤렌스키의 ‘묵살(dismissal)’은 키이우와 워싱턴의 미래 관계에 새로운 불확실성을 던졌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