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 서약’ 무보수로 일한 교황, 단돈 100달러 남기고 떠나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4월 23일 11시 22분


2013년부터 세계 가톨릭 신자를 이끌어 온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현지 시간) 선종했다. 사진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달 6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병자 및 의료 종사자 희년 행사의 일환으로 신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는 모습. 바티칸=AP 뉴시스
21일(현지 시간)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남긴 재산이 100달러(약 14만 원)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르헨티나 매체 암비토는 유명인 순자산 전문 인터넷 사이트 ‘셀레브리티 넷워스’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보통 추기경의 월급은 4700~5900달러(671만~843만 원) 선이라고 한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3월 교황에 즉위한 뒤 월급을 수령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무보수로 일했다. 예수회 출신 성직자로서 평생 청빈한 삶을 살겠다는 ‘가난 서약’을 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1936년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난 프란치스코 교황은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빈민촌에서 가난한 이웃을 위해 헌신했다. 2001년 추기경에 서임된 후에도 작은 아파트에 살며 추기경에게 배정된 고급 승용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등 검소한 모습을 보여왔다.

최초로 ‘프란치스코’라는 교황명을 사용한 것에서도 교황의 성품이 드러난다. ‘가난한 자의 성자’로 불리는 이탈리아 아시시 출신의 프란치스코(1182~1226)의 이름을 따 교황명을 지었다. 바오로, 베네딕토 등 전임 교황들이 많이 사용하던 이름을 사용하지 않고 소외된 이웃을 잊지 않기 위해 프란치스코란 교황명을 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교황이 된 뒤에도 바티칸 내 전용 숙소 대신 교황청 사제들의 기숙사인 ‘성녀 마르타의 집’에서 거주했다. 또 교황의 상징인 금 십자가 대신 낡은 십자가를 착용했고, 교황을 상징하는 빨간 구두 대신 검은 구두를 신었다. 2014년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국빈용 고급 의전차량이 아닌 기아의 ‘소울’ 차량을 이용해 화제가 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식은 26일 바티칸에서 거행된다. 그는 지난해 11월 장례법을 개정해 절차를 대폭 줄인 바 있다. 그는 교황의 묘지로 알려진 성베드로 성당이 아닌 로마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에 안장될 예정이다.

#교황 선종#프란치스코 교황#가난 서약#무보수#교황 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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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

추천 많은 댓글

  • 2025-04-23 12:08:53

    대한민국에도 성철 스님이 계셨다.지도자들이 실천을안한다.그래도 천주교는 깨끗한편이다.기독교.불교 물질만능주의 너무심하다.초파일등값.교회헌금5만원이하로 상한선을 정해라.계엄.내란.줄세우기.개인주의가 국가의타락을 가져온다.

  • 2025-04-23 13:40:11

    믿음은 행위로 드러나게 된다.

  • 2025-04-23 12:06:54

    자식도 없고 의식주가 모두 해결되는 상황에서 무슨 청빈함을 따지나? 의료비가 들길 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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