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 2023년 8월 찍은 머그샷(Mugshot·범인 식별용 얼굴 사진)을 액자로 걸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흔히 머그샷은 불명예의 상징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엔 지지층 팬덤의 상징이어서 컬트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머그샷은 트럼프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13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언론에 포착됐다고 ABC 방송 등이 1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정확히는 트럼프 대통령의 머그샷을 실은 뉴욕포스트 1면이 액자에 담겨 있다.
ABC는 이 사진이 트럼프 대통령이 적어도 이달 4일 이후로 그 자리에 걸려 있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해외 정상 중 처음으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맞이하던 날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머그샷. 풀턴 카운티 구치소 제공
이 머그샷은 트럼프 대통령이 2023년 8월 24일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 교도소에서 찍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당시 조지아주에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에게 1만1779표 차로 패했다. 이에 분노한 그는 2021년 1월 초 브래드 래펀스퍼거 조지아주 주 국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결과를 뒤집을) 1만1780표를 찾아내라”고 압박한 혐의로 형사 기소됐다.
당시 그는 풀턴카운티 구치소에 약 20분간 일시 수감된 후 이 머그샷을 찍었다. 이로 인해 미 전·현직 대통령 중 최초로 형사 기소됐으며 역시 최초로 머그샷까지 찍은 대통령이란 불명예를 안았다. 머그샷과 지문을 찍고 신체 기록 절차 등을 거친 그는 사전 합의한 보석금 20만 달러(약 2억6000만 원)를 내고 곧 풀려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4건의 형사 기소와 머그샷 촬영 후 자신에 대한 수사와 기소를 “정치 보복”으로 규정했다. 트럼프 지지층 또한 그가 바이든 행정부의 편파 수사에 희생됐다며 이 머그샷 사진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 의미로 사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이 사진을 지지자 결집 및 정치자금 모금에 적극 활용했다. 그는 이 사진을 새긴 티셔츠, 포스터, 범퍼 스티커, 음료수 쿨러 등을 만들어 판매했다. 이들 상품에는 ‘절대 굴복하지 않는다!’(Never Surrender!)라는 문구가 쓰였다. 가격대는 12∼34달러 정도로 책정됐다.
트럼프 대통령 2기 당선 이후 머그샷은 이미 한 차례 화제가 된 바 있다. 지난달 16일 트럼프 2기 행정부를 준비 중이던 당시 인수위원회는 “차기 미국 대통령과 부통령”이라며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트럼프 당선인과 JD 밴스 미국 부통령 당선인 사진을 공개했다. 이때 공개한 대통령 공식 사진 역시 머그샷과 구도가 유사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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