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6일(현지시각) 예루살렘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 휴전할 것을 밝혔다. 2024.11.27.[예루살렘=AP/뉴시스]
베나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1일(현지 시간)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요르단강 서안에서 중요한 대규모 군사 작전에 착수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이스라엘 연립정부 내 극우 정당은 “가자지구 휴전의 대가로 서안 공격 기회가 생겼다”는 주장도 내놨다.
이날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 레바논, 시리아, 예멘, 그리고 ‘유대와 사마리아’(서안지구의 이스라엘식 표현)에 손을 뻗치는 이란의 축에 대항해 체계적이고 단호한 행동을 하고 있다”며 “테러를 근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군도 성명을 통해 “대테러 작전을 필요한 만큼 오래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군이 서안의 제닌 지역에 공습을 가하고 지상군을 투입해 최소 9명이 사망하고 35명이 다쳤다.
서안은 국제법에 따라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가 행정권을 지녔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서안에 대규모 불법 유대인 정착촌을 운영하고, 지속적으로 확장하는 등 사실상 서안을 합병하겠다는 뜻을 공공연하게 밝혀 왔다. 현재 서안지구와 동예루살렘에는 팔레스타인인 270만 명, 이스라엘인 70만 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극우 성향의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은 “가자와 레바논에 이어 ‘서안 테러 근절’이 새로운 전쟁 목표가 됐다”며 “우리 당이 17일 내각에 요청해 승인을 받아냈다”고 X를 통해 밝혔다. 앞서 17일 이스라엘 내각이 6시간에 걸친 회의 끝에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의 휴전안을 승인하는 과정에서 극우 정당들이 “서안 전선을 열자”는 주장을 관철했다는 것이다. 그는 가자지구에서의 전쟁 재개도 요구하고 있다.
이스라엘 정착민들의 폭력 수위도 올라가고 있다. 20일 서안 일부 마을에서는 정착민 수십~수백 명이 팔레스타인인 소유 건물에 불을 지르고 차량을 파괴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직후 서안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폭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 이스라엘인 정착민들의 제재를 해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점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스모트리히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환영한다”며 “미국과의 협력을 통해 서안지구의 정착촌을 확대하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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