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큰손’ 폴슨 “中과 디커플링 안돼”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4월 11일 15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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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을 후원하는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 존 폴슨, 폴슨의 약혼녀 알리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부터)이 10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폴슨 자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팜비치=AP 뉴시스
미국 공화당을 후원하는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 존 폴슨, 폴슨의 약혼녀 알리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부터)이 10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폴슨 자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팜비치=AP 뉴시스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한다면 재무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 존 폴슨이 “우리는 중국과 디커플링(decoupling·분리)을 원치 않는다”며 중국에 대한 고율관세 부과 등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재무장관 경쟁자로 꼽히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대 후원자인 폴슨은 10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세계 2위 경제대국이다. 미국은 중국과 좋은 경제적, 정치적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면서 중국을 향해 높은 무역장벽을 쌓는 것에 부정적인 뜻을 드러냈다.

그는 “중국과의 관계에는 공정성과 상호주의가 중요하다”면서도 현재 미국의 대(對)중국 제가 한쪽으로 치우친 상태라고 평가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언한 중국에 대한 고율관세 부과에 대해선 “뭉툭한 수단(blunt tool)”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일방적인 경제 관행에 대응하는 수단이 될 수 있지만 부작용이 적지 않다는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폴슨의 발언을 두고 트럼프 측근 그룹 내부에서 중국에 대한 ‘매파’(강경파)와 월가 인사들을 포함한 ‘비둘기파’(온건파) 간 경쟁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무역 책사’로 불리며 또 다른 재무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는 중국에 대한 무역 최혜국 대우 폐지, 보편적 기본관세 10%를 포함해 60% 안팎의 고율관세 부과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그는 최근 이코노미스트지 기고에서도 “보편적 기본관세 공약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중국에 대한 고율관세 부과를 적극 옹호했다.

폴슨은 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해 막대한 수익을 낸 헤지펀드 업계의 거물이다. 44억 달러(약 5조8000억 원)에 이르는 막대한 재산으로 자금난에 빠진 트럼프 전 대통령을 후원하며 강력한 재무장관 후보로 떠올랐다. 6일에도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자신의 저택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위한 선거자금 모금 행사를 개최해 5000만 달러를 모아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초 “어쩌면 우리는 그를 재무부에 앉힐 수 있다”라고 말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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