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자위대, 금지어 ‘대동아전쟁’ 사용…“침략 정당화” 현지서도 비판

  • 뉴시스
  • 입력 2024년 4월 8일 12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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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자위대 부대, SNS 엑스 공식 계정서 사용
부대 "코멘트 못해"…8일 오전에도 수정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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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육상자위대의 한 부대가 침략 전쟁인 태평양 전쟁을 미화하는 ‘대동아전쟁(大東???)’ 표현을 사용했다. 현지에서도 파문이 일고 있다.

8일 아사히신문,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오미야(大宮)주둔지 제32보통과연대가 소셜미디어 엑스(X·구 트위터) 공식 계정에서 ‘대동아전쟁’ 표현을 사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 부대는 지난 5일 엑스에 올린 글에서 “32연대 부대가 대동아전쟁 최대 격전지 이오지마(硫?島)에서 개최된 일미(미일) 이오지마 전몰자합동위령추도현창식에 자위대로서 참가했다”고 적었다.

이어 “조국을 위해 숭고한 목숨을 바친 일미 쌍방 영령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추도식에 참석한 해당 부대의 사진 4장도 함께 올렸다.

이 부대는 아사히의 취재에 대해 해당 엑스 계정은 공식임을 인정하면서도 “오늘(7일)은 코멘트 할 수 없다”고 답하는 데 그쳤다.

8일 오전 11시30분 기준 대동아전쟁 표현은 수정되지 않고 남아있다.

일본은 1940년 미국, 유럽으로부터 아시아를 해방시키겠다고 주장하며 “대동아공영권 확립을 꾀하겠다”는 외교 방침을 내세웠다. 1941년 12월 개전 직후 각의(국무회의)에서 태평양전쟁을 대동아전쟁으로 부르기로 결정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을 점령한 연합군최고사령부(GHQ)는 대동아전쟁 호칭을 금지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제32보통과연대의 대동아전쟁 표현 사용에 대해 현지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

마이니치와 주니치스포츠에 따르면 일본 인터넷 상에서는 “중국, 조선, 대만, 동남아시아 등에서의 식민지 통치, 침략을 정당화하는 호칭”, “공식 기관이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등 파문이 일었다.

또한 “어디 극우인가 생각했더니 진짜 자위대 공식 계정이어서 전율 오네”, “자위대 부대 공식 계정이 사용하다니 역사 수정주의에 가담하는게 아니냐”, “앞선 대전(2차 세계대전)을 미화해 정당화 하느냐”는 등 비난도 쏟아졌다.

한 엑스 이용자는 “이는 무라야마(村山) 담화와 고노(河野) 담화를 파기하지 않고 계속 계승하는 자민당 정권 의향에 자위대가 반(반대)하고 있는게 아니냐”는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무라야마 담화는 식민지 지배를 인정하고 사과했으며, 고노 담화는 위안부 강제연행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내용이 담겼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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