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정부, 마추픽추 시위대에 굴복…입장권 판매 민영화 취소

  • 뉴시스
  • 입력 2024년 2월 1일 09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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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째 시위계속으로 관광객 발길 끊겨 수십억원 손실
미 독일 프랑스 브라질 등 4개국은 여행주의 지역 지정

페루 정부가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관광유적지 마추픽추의 관광 입장권 판매를 한 민간 기업에 위탁하려던 계획을 취소한다고 1월 3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민영화에 반대하는 이 지역의 시위대가 1주일 째 유적지 입구의 출입을 막은데다가 이 곳으로 통하는 철도 서비스까지 중단 된데 대해 정부가 굴복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정부의 취소 결정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의 거리와 호텔, 레스토랑 등 관광시설들은 여전히 거의 버려진 상태에 놓여있다.

페루 정부의 입장권 판매 시스템 변경과 민영화 발표 이후 11일이 지났다. 원래 15년 동안이나 주 정부가 해오던 티켓 판매를 정부가 변경하자 현지 기업들은 이에 반대하면서 정부와의 관광사업 계약을 취소하는 등 항의를 계속했다.

페루 관광부의 레슬리 우르케아가 장관은 주정부 당국이 불법적으로 입장권 판매액 180만 달러를 신고하지 않고 누락시켰다는 것을 인정하고 지역 주민회장 쿠스코와 마추픽주 지역의 다른 시장들과의 회의에서 시위대의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페루 정부는 입장권 판매 관리를 다시 정부가 하는 것으로 변경하고 페루에서 가장 재력이 있는 경제단체에게 온라인 티켓 판매를 위탁했던 계약을 취소했다. 이 계약은 1월 중순 부터 효력을 발휘, 그 동안 입장권 판매를 해왔다.

철도 운행 중단은 지난 달 29일부터 시행되었다가 즉시 회복 되었지만, 아직은 관광객들의 방문이 극도로 줄어들어 몇 명씩만이 들어오고 있다.

마추픽추 지역의 잉카스랜드 호텔의 직원 로저 몬손은 “마치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같이 관광객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기자에게 말했다. 18개의 객실을 가진 이 호텔에는 현재 포르투갈 관광객 단 2명 만이 묵고있다.

1주일이나 계속된 시위 도중에도 굳이 이 곳을 찾는 관광객들은 대부분이 청년들이지만, 평소보다 더 멀고 더 험한 길을 와야만했다.

쿠스코에서 210km나 되는 이곳으로 차를 운전해서 온 다음 부근의 한 수력 발전소에서부터 2시간 이상을 도보로 걸어서 마추 픽추에 도착해야 숙박시설이 있다. 그런 다음에는 또 2시간 반을 걸어야 옛 석조 유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

미국 독일 프랑스 브라질 등 4개국은 1983년부터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마추픽추를 여행 주의 지역으로 선포하고 시위로 인한 생필품의 수송 지장으로 마실 물이 떨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경고하고 있다.

쿠스코는 관광 수입에 경제를 의존하고 있는 도시로 20만 명 이상이 관광업 부문에 직접 고용되어 생활하고 있다. 이번 시위사태 전에는 마추 픽추를 찾는 관광객들이 매일 4500명에 달했다.

아직 1주일간 시위로 인한 손실액에 대한 공식 통계는 없지만 일부 관광 노조 추산에 따르면 손실액은 약 470만달러 (62억 7,215만 원)에 이른다.

쿠스코시 관광업 협회의 엘레나 곤살레스 회장은 “손실은 관광여행사, 호텔, 레스토랑, 관광가이드 같은 직접 관광과 연결된 부문이 가장 크지만 그 외에도 일반 시장과 택시 운전사, 농업인들도 큰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리마( 페루)= 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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