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토니아, 동성결혼 합법화…옛소련국 중 처음

  • 뉴시스
  • 입력 2024년 1월 2일 17시 44분


코멘트

"다른 커플과 마찬가지로 평등…중요한 메시지"

에스토니아가 1일(현지시간) 옛소련연방 국가 중 처음으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했다.

지난해 6월 에스토니아 의회를 통과한 가족법 개정안이 이날 발효된 데 따른 것이다. 의회는 당시 동성 결혼 합법화 내용을 담은 이 법안을 찬성 55표, 반대 34표로 가결했다.

이에 따라 동성커플은 이날부터 온라인으로 혼인신청서를 등록할 수 있다.

첫 신청서는 2월2일까지 처리될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처리 기간은 1~6개월 정도 소요될 예정이라고 한다.

발트3국 동성애자들이 주축인 ‘발틱 프라이드’는 가디언 인터뷰에서 “에스토니아가 북유럽의 일부임을 보여주는 중요한 순간”이라고 환영했다. 에스토니아를 포함해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중 15개국이 동성결혼을 허용하고 있다.

이어 “LGBT+(성소수자)들도 다른 커플들과 마찬가지로 평등하다는 정부의 매우 중요한 메시지”라면서 “우리도 가치 있고 동일한 서비스를 받을 자격이 있고 동일한 선택권을 갖는다”고 강조했다.

2013년부턴 동성커플의 ‘시민 파트너십’과 동거를 법적으로 인정했다. 하지만 여기에 자녀 입양 권리는 포함돼 있지 않았다. 그러나 새로운 법에 따라 결혼한 동성커플은 합법적으로 아이를 입양할 수 있고, 정부 혜택 등 다른 권리들도 갖게 됐다.

에스토니아 인권센터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53%가 동성결혼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전 34%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다. 반면 에스토니아 인구 4분의 1을 차지하는 러시아계는 대부분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은 에스토니아가 1991년 옛소련연방에서 독립하면서 동성애를 비범죄화했지만 차별과 폭력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6월 프라이드 행사 중 탈린의 한 주점에서 성소수자 목사가 흉기에 목이 찔리는 일이 있었고, 성소수자 군 징집병들은 별도의 추가 조사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가디언은 짚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