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한국 인구 감소, 14세기 흑사병 때보다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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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2월 3일 13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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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의 날을 하루 앞둔 9일 오후 서울 시내 지하철에 임산부 배려석이 마련돼 있다. 매년 10월 10일인 임산부의 날은 임신과 출산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통해 저출산을 극복하고 임산부를 배려, 보호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제정됐다. 2023.10.9/뉴스1
임산부의 날을 하루 앞둔 9일 오후 서울 시내 지하철에 임산부 배려석이 마련돼 있다. 매년 10월 10일인 임산부의 날은 임신과 출산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통해 저출산을 극복하고 임산부를 배려, 보호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제정됐다. 2023.10.9/뉴스1
한국의 인구 감소 추이가 14세기 유럽의 뿌리를 흔든 흑사병 유행 때보다 심각한 수준이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진단이 미국 유력지에 실렸다.

2일(현지시간) 오피니언 칼럼니스트 로스 다우서트는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칼럼에서 “한국의 출산율이 다른 선진국의 출산율보다 훨씬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며 “이는 중세유럽에서 흑사병이 창궐했을 당시보다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2021년 각 선진국들의 출산율은 미국은 1.7명, 프랑스는 1.8명, 이탈리아는 1.3명, 캐나다는 1.4명 수준이다. 그에 반해 한국은 2021년 0.81명을 기록했으며 2022년 0.78명, 2023년 3분기에는 0.7명까지 하락했다.

이는 한 세대에 200명이라고 가정했을 때 그 다음 세대에는 70명, 그 다음 세대에는 25명 이하로 떨어질 수준의 출산율이라고 다우서트는 비유했다.

14세기 흑사병이 창궐하던 당시의 정확한 인구 감소 통계는 없으나 학자들은 지역별로 30~60% 가량 감소했을 것으로 보고있다. 다우서트는 그만큼 한국의 인구감소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다만 그는 “1960~70년대 인구가 계속 불어나 과잉 현상이 올 것이라고 잘못 예측했던 것처럼 지금같은 저출산 현상이 지속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인류가 자신들의 출산율 극복 능력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자신의 사고 실험만큼 급격한 하락까진 아니더라도 2060년대 후반 한국의 인구가 3500만 명 이하 수준으로 떨어진다면 한국 사회는 위험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우서트는 “인구 감소의 위기 속 한국은 경제 쇠퇴와 이민자 수용 중 하나를 선택해야할 것”이라며 “한국이 유능한 군대를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이 합계출산율이 1.8명 수준인 북한이 언젠가 침략할 수도 있다”고 직격했다.

또 잔인한 수준의 학구열, 문화적 보수주의로 인해 현저히 낮은 혼외 출산율과 성별 양극화, 가상세계에 빠져 이성과 멀어지는 젊은 남성 등을 출산율 감소의 원인으로 꼽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러한 설명들이 미국문화와 대조된다기 보다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추세를 과장한 것처럼 느껴진다”며 “현재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은 단순히 암울함이나 놀라움을 넘어 우리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나 보여주는 경고”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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