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허리케인 오티스 강타 사망 39명…선박등 큰 피해

  • 뉴시스
  • 입력 2023년 10월 29일 10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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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명소 아카풀코서..실종도 10명
소형 보트들 침몰· 파괴로 생업 지장
오브라도르대통령.."통신망 55% 복구"

허리케인 오티스가 휩쓸고 지나간 멕시코의 관광 명소 아카풀코시의 해변에서는 28일(현지시간) 수십 척의 선박들이 침몰하거나 부서진채 부표만 남아 있거나 선체 일부가 수면에 솟아 있는 참상이 벌어졌다고 AP통신 등 미국 매체들이 보도했다.

오티스가 지나간 멕시코 남부 태평양 연안에서 배 3척을 잃은 어민 크리스티안 베라(44)는 기자에게 자기는 운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 날 아침 바닷가 물속에서 시신 한 구가 인양되는 것을 보았고 수많은 실종자 가족들이 사랑하는 가족을 찾기 위해 해변을 이리 저리 누비고 다니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당국이 발표한 것 보다 앞으로 사망· 실종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5일 5급 허리케인으로 격상된 오티스가 처음에 작은 열대성 폭풍으로 시작할 무렵부터 수많은 소형 선박들을 타고 많은 관광객과 어민들이 바다로 나갔기 때문이다.

베라와 다른 4명의 어민들은 빈 가스통을 구명 튜브로 이용해 헤엄쳐 나가서 수심이 낮은 항구 안에 침몰한 배들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번 허리케인은 너무 빨리 급속히 세력이 커진 때문에 선주들이 자기 배를 대피시키거나 요트 선장들이 선주들에게 배가 안전한지 점검하라는 지시를 받고 오티스가 아직 약할 때 배를 향해 나갔다가 익사한 경우가 많다고 베라는 기자에게 말했다.

멕시코 보안당국의 로사 이셀라 로드리게스는 28일(현지시간) 오브라도르 대통령과 함께 플랫폼 X를 통해 화상 연설로 오티스의 희생자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사망자 39명이 대부분 익사 또는 침몰한 배 안에서의 질식사로 밝혀졌다며 아직 사망자 신원 등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사망자 수와 실종자 수는 시간이 갈수록 점점 늘어나고 아직도 수 백명의 가족들이 애타게 수색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그는 밝혔다.

오티스에 강타 당한 아카풀코 시내에서는 시청 공무원들과 자원 봉사자들이 길거리 청소를 하고 있고 영업이 가능한 주유소 마다 연료를 구하려는 사람들이 장사진을 치고 있다. 오티스 통과 4일 뒤에야 구조와 식품 등을 배급하는 구호 작업이 제대로 시작되었다.

군부대와 자원봉사자들은 아카풀코 최대의 관광 해변에 대한 청소도 하고 있다. 쓰러진 종려나무 가로수들을 세우고 금속 도로표지판도 정비하고 있다.

주민들은 신호등도 없는 진흙탕 길을 건너서 물과 음식과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장거리를 걸어다니고 있다. 식료품이 가득찬 창고나 상점이 발견되면 약탈자로 돌변하기도 한다.

하지만 무릎 깊이로 쌓여 있는 진흙과의 전쟁은 쉽게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시내에는 아직도 정전이 계속되고 있고 관광호텔과 시설이 집중된 지역 일부에서만 휴대전화 통신이 재개될 정도로 통신 상태도 전반적으로 불량하다.

구호품 전달이 너무 느린데다 인구 100만명이나 되는 대도시가 아무런 대비 없이 허리케인에 기습을 당한 뒤로 당국은 사망자 시신과 실종자를 찾는 데에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가솔린은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인데, 기름이 없어서가 아니라 이를 펌프로 퍼내는데 필요한 전력이 끊겨 있기 때문이라고 당국은 밝혔다.

식수와 수돗물도 역시 귀하고 수도는 전기 펌프를 가동할 전력이 없어서 물 공급까지 아예 끊긴 상태이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치안유지와 약탈을 막기 위해 시내 곳곳에 군대를 파견해서 총 1만 5000명을 투입했다.

그는 현재 피해지역의 20여만 가구와 사무실의 전력이 끊겨있지만 국영 전기회사의 노력으로 약 55%가 복구되었다고 발표했다.

현재 허리케인 오티스의 피해 가구는 약 22만 가구인 것으로 연방 민방위 본부는 집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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