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CTBT 철회 몇 시간 만에 핵훈련…푸틴, 화상으로 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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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비준을 철회한 지 몇시간 만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순항미사일 발사 등이 포함된 대규모 핵억제 훈련을 실시했다.

25일(현지시간) 크렘린궁은 성명을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휘하에 육·해·공 각 부대에 의한 핵억지력 훈련이 시행됐다고 발표했다.

이날 러시아 국영 TV는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이 푸틴 대통령에게 화상으로 훈련 상황을 보고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크렘린궁에 따르면 캄차카의 쿠라 훈련장의 플레세츠크 우주기지에서 야르스 ICBM이 발사됐으며, 핵 추진 잠수함이 바렌츠해에서 탄도 미사일을, 러시아의 주력 장거리 폭격기 투폴레프(Tu)-95MS가 순항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번 훈련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20개월 만에, 그리고 러시아가 CTBT를 철회하기로 결정한 지 몇 시간 만에 이루어졌다. CTBT는 지난 18일 러시아 하원(국가 두마) 승인을 거쳐 이날 상원인 연방이사회의 승인을 받았다.

CTBT는 1996년 유엔총회에서 승인된 조약으로 모든 핵실험을 금지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러시아는 이 조약에 1996년 서명하고 2000년에 비준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5일 미국이 1996년 이 조약에 서명만 하고 비준하지 않은 점을 언급하면서 러시아 또한 CTBT 비준을 철회할 수 있다며 국가두마에 변화를 촉구했다.

러시아는 미국이 핵실험을 재개하지 않는 한 러시아도 핵실험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러시아는 점점 핵실험에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지난 3월 러시아는 미국과의 핵군축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해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켰다.

러시아나 미국 중 한 나라가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중국과 인도, 파키스탄 등 다른 핵보유국도 이를 뒤따르면서 새로운 군비 경쟁이 촉발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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