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 라마 88번째 생일 “100세까지 살겠다”…美 국무장관도 ‘축하’

  • 뉴스1
  • 입력 2023년 7월 7일 15시 57분


코멘트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가 6일(현지시간) 인도에서 88번째 생일을 맞이했다. 분리독립 문제로 삼엄한 감시를 받는 중국 내 티베트인들은 은밀한 방식으로 그를 축하했다. 반면 미국은 국무장관이 직접 나서 축하 인사를 건넸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14대 달라이 라마 (본명 텐진 가초)는 이날 인도 북부 다람살라의 자택에서 88번째 생일을 축하받았다. 그는 “거울을 보면 아직 50대인 것 같다. 주름도 없고 이도 성해 못 먹는 게 없다”면서 “꿈과 예언대로 100세 이상 살겠다”고 말했다.

인근 사원에서 열린 공식 축하 행사에는 달라이 라마의 친척과 티베트 망명정부 관계자, 수크빈더 싱수쿠 히마찰-프라데시주(州) 총리 등이 참석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달라이 라마와 통화한 사실을 밝힌 뒤 “그의 장수를 기원한다”고 했다.

중국 티베트 자치구에서는 공식 축하 행사는 없었지만 주민들은 숫자 88을 소셜미디어에 게재하거나 함께 기도문을 낭독하는 방식으로 축하했다. 달라이 라마도 4분 분량의 영상 메시지를 내고 티베트 주민들의 성원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달라이 라마의 친절과 겸손은 전 세계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면서 “평화와 비폭력을 향한 지속적인 헌신에 깊은 존경을 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티베트 공동체를 포함한 모든 사람의 인권을 옹호하겠다는 우리의 약속을 재차 확언한다”고 강조했다.

달라이 라마가 고령인 탓에 후계자 지명을 둘러싼 문제도 점차 불거지고 있다. 윤회를 믿는 티베트인들은 달라이 라마와 같은 성인은 반드시 사람으로 환생한다고 보고 어린아이 중에서 달라이 라마를 선출한다.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 불교 수장을 뜻하는 직책명으로 1391년 초대 달라이 라마 이후 지금까지 13번 환생을 거듭했다는 게 티베트인들의 생각이다.

그러나 중국은 최근 달라이 라마의 후계자를 직접 선출하겠다는 입장이다. 국제 티베트 네트워크가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달라이 라마 사망 이후 친중 성향의 수장을 임명해 티베트 자치구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고자 한다. 달라이 라마가 1959년 인도 다람살라로 피신해 망명 정부를 세운 만큼 중국 당국으로선 그의 존재 자체가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