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제국 LVMH, 후계 경쟁 본격화…다섯 자녀 ‘오디션’

  • 뉴시스
  • 입력 2023년 4월 20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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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일론 머스크를 제친 세계 1위 부자이자 세계 최대 명품제국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의 총괄회장 베르나르 아르노(74)의 후계 구도를 둘러싼 다섯 자녀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아르노 회장의 뒤를 이어 LVMH를 이끌 후계자 선발은 ‘오디션’ 형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19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가 보도했다.

한 달에 한 번 프랑스 파리 루이비통 본사의 특별 식당에서 아르노 회장은 다섯 자녀와 90분 동안 식사를 진행한다. 이 식사는 아르노가 미리 준비한 아이패드로 토론 주제를 읽고 자녀에게 의견을 묻고 조언을 구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아르노는 LVMH 왕국의 사소한 문제부터 중차대한 결정 모두 자녀들과 상의한다.

아르노 회장은 지난 수 십 년 동안 다섯 자녀 모두를 대상으로 LVMH를 경영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줬다. 아르노 회장은 과거부터 해외 출장과 비즈니스 미팅에 자녀들을 데리고 다녔다. 이를 통해 아르노 회장은 퇴임 이후에도 LVMH에 대한 가족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다섯 자녀가 단 한자리인 LVMH 총괄회장에 오를 수는 없는 법. 아르노 회장의 독특한 자녀 교육 방식은 누가 세계 최대 명품제국 LVMH 회장직을 승계할 것인가라는 딜레마를 증폭시켰다.

현재까지 가장 유력한 후계자는 다섯 자녀 중 고명딸인 델핀 아르노이다. 델핀 아르노는 올해 48세로 지난 1월 LVMH의 핵심 계열사인 크리스챤 디올의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올랐다. 이를 두고 WSJ는 현재까지 델핀이 가장 선두권에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다른 자녀들 모두도 LVMH 계열사에서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둘째 앙투안 아르노(46)는 지난해 12월 지주회사인 크리스챤 디올 SE의 부회장으로 임명됐다. 셋째 아들인 알렉산더 아르노(31)는 세계 명품 보석 업체 티파니앤코 부사장, 넷째 아들인 프레데릭 아르노(28)는 럭셔리 시계메이커 태그호이어의 CEO다. 막내아들인 장 아르노(24)도 루이비통에서 시계 부문을 담당해 사업을 시작했다.

아르노 회장은 후계 준비 없이 죽은 기업가 친구에게 충격을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WSJ가 아르노 회장의 주변인들과 진행한 인터뷰에 따르면 그는 2003년 자신의 절친이자 프랑스에서 존경받는 기업인인 장 뤽 라가르데르(75)가 갑작스레 숨을 거두고 난 뒤 아들에 의해 회사가 매각되는 것을 보며 승계 문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시작했다.

하지만 아르노 회장이 공식적으로 자신의 후계자에 대해 언급한 적은 없다. 시드니 톨레다노 크리스챤 디올 전 CEO는 “아르노 회장은 반드시 자신의 자녀가 후계자가 되어야 한다는 말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르노 회장은 지난 3월 LVMH 총괄회장직의 정년을 기존 75세에서 80세로 연장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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