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중고 선박을 불법 취득해 정제유와 석탄을 실어나르며 대북 제재를 회피하고, 아프리카 등에 군사 장비 수출을 계속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미국의소리(VOA)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이 공개한 연례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전문가패널은 지난해 1~8월 사이 북한 유조선들이 45차례에 걸쳐 남포의 한 시설로 정제유를 반입하는 장면을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사진을 통해 최대 79만2383배럴에 달하는 정제유가 남포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유엔 안보리가 허용하는 연간 대북 유류 반입량은 50만 배럴이다.
하지만 중국을 통해 공식 보고된 대북 정제유 공급량은 올해 1월 말 기준 50만 배럴의 약 21% 수준이다. 전문가패널은 중국 측에 대북 정제유 공급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요청했지만, 중국은 정제유 관련 대북제재 조항들을 엄격히 이행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은 제재 회피 목적으로 운용하는 선박도 계속 불법 취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패널은 북한이 2020년 이후 20척의 선박을 취득했다면서, 여러 명의 중개인이 개입하는 거래를 통해 북한과의 관련성을 은폐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아프리카 등지에 불법 무기 수출을 계속하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전문가패널은 ‘글로콤’이 군용 무전기, 전장 레이더, 소프트웨어 제어시스템을 계속 홍보하면서 신제품군을 늘렸다고 전했다. 글로콤은 북한 정찰총국이 운영하는 군사용 통신장비 업체로 알려져 있다.
한 회원국에 따르면 글로콤은 지난해 6월 에티오피아 국방부에 무선장비를 2회 수출했다. 하지만 에티오피아 당국은 전문가패널의 질의에 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전문가패널은 2015~2020년 북한이 키프로스, 엘살바도르, 피지, 니제르, 필리핀, 트리니다드토바고와 ‘무기 관련 물질’로 간주되는 물자를 거래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이에 대해 키프로스, 엘살바도르, 트리니다드토바고는 남한과 거래한 뒤 북한으로 잘못 기재했다고 답했지만 나머지 국가들은 아직 답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