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에게 모유수유 못하던 오랑우탄, 사육사 시범보고 성공 [영상]

  • 동아닷컴
  • 입력 2023년 4월 2일 19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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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 오랑우탄 ‘조이’ 앞에서 자신의 아들인 ‘케일럽’에게 모유수유 시늉을 하는 사육사 휘틀리 터너. Metro Richmond Zoo 유튜브 캡처
어미 오랑우탄 ‘조이’ 앞에서 자신의 아들인 ‘케일럽’에게 모유수유 시늉을 하는 사육사 휘틀리 터너. Metro Richmond Zoo 유튜브 캡처

첫 출산의 미숙함으로 모유 수유에 어려움을 겪던 오랑우탄이 사육사의 시범을 관찰하고 새끼 오랑우탄에게 젖을 먹이는 데 성공했다.

미국 버지니아주 메트로리치먼드 동물원은 지난달 30일 홈페이지에 14살 오랑우탄 ‘조이’가 엄마가 되는 과정을 담은 영상을 소개했다.

동물원에 따르면 조이는 출생 9개월 만에 엄마를 잃고 한 번도 오랑우탄의 양육방식을 경험하지 못한 채 2021년 첫 새끼 ‘타비’를 낳았다.

조이는 타비를 멀찍이 떨어진 나무에 두고 수유하려 하지 않았고, 사육사들이 동물 인형으로 갖가지 시범을 보이는 데도 무관심했다.

사육사들이 타비를 조이의 눈앞에서 우유를 먹여도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타비를 음료 캔처럼 손에 쥐고 다녔다.

결국 사육사들은 타비를 조이의 곁에서 떼어내 직접 돌보기로 결정했다.

조이는 지난해 4월 둘째를 가지게 됐고, 사육사들은 조이의 모성 본능을 일깨워주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총동원했다.

사육사들은 울타리 안에 40인치 TV를 설치한 뒤 오랑우탄의 출산과 육아를 다룬 유튜브 영상을 틀어주거나 사육사들이 인형을 안은 채 바닥을 기거나 비스킷을 먹는 등 어미가 해야할 활동들을 보여줬다.

지난해 12월 조이는 둘째를 낳았고, 당시 갓난아기를 돌보던 초보 엄마 휘틀리 터너가 사육사가 조이의 교육을 맡았다.

어미 오랑우탄 ‘조이’ 앞에서 자신의 아들인 ‘케일럽’에게 모유수유 시늉을 하는 사육사 휘틀리 터너. Metro Richmond Zoo 유튜브 캡처
어미 오랑우탄 ‘조이’ 앞에서 자신의 아들인 ‘케일럽’에게 모유수유 시늉을 하는 사육사 휘틀리 터너. Metro Richmond Zoo 유튜브 캡처

당시 3년 동안 사육사로 일한 터너는 자신의 4개월 된 아들 케일럽과 함께 조이의 앞에서 모유 수유 시범을 보였다. 그는 조이가 사는 구역 울타리 바깥에 주저앉아 케일럽과 조이의 새끼, 자기 가슴과 조이의 가슴을 번갈아 가리키며 차근차근 설명해나갔다.

이를 지켜보던 조이는 터너의 시범이 끝나고 하루가 지나지 않아 처음으로 자신의 두 번째 새끼에게 모유 수유를 시작했다.

동물원 측은 “현재까지도 조이는 새끼와 깊은 유대감을 느끼고 있으며, 수유를 할 때도 새끼가 내는 소리에 따라 자세를 바꾸는 등 능숙해졌다”고 전했다.

동물원 책임 사육사 제시카 그링은 인터뷰를 통해 “오랑우탄은 유인원 가운데 가장 지능이 높은 종 가운데 하나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해하고 배우는 능력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오랑우탄은 어미와 자식이 강한 유대감을 형성하는 야생동물로 알려져 있다. 어미 오랑우탄은 자식이 8살이 될 때까지 함께 지내는 경우가 많다. 자식이 다 커서 독립을 해도 어미를 만나러 가는 경우도 많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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