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가디언, 19세기 설립자 노예제 연루 사과…‘160억원 배상안 마련’

  • 뉴스1
  • 입력 2023년 3월 29일 11시 13분


코멘트
영국 가디언은 28일(현지시간) 19세기 당시 설립자들이 노예제와 연루된 사실이 밝혀졌다고 사과하며 배상 프로그램을 마련할 것을 약속했다. 2023.03.28/뉴스1(가디언 보도 갈무리)
영국 가디언은 28일(현지시간) 19세기 당시 설립자들이 노예제와 연루된 사실이 밝혀졌다고 사과하며 배상 프로그램을 마련할 것을 약속했다. 2023.03.28/뉴스1(가디언 보도 갈무리)
영국 일간 가디언은 19세기 당시 설립자들이 노예제와 연루된 사실이 밝혀지자 28일(현지시간) 사과하며 10년에 걸친 1000만파운드(약160억원) 규모의 배상 프로그램 ‘ 정의 기금’을 발표했다.

가디언은 2020년 ‘흑인 목숨도 중요하다(BLM)’ 시위를 계기로 2년 동안 자사의 설립자들이 노예제와 연관성이 있는지를 노팅엄대 등에 의뢰해 조사했으며, 그 결과를 이날 발표했다.

그 결과 지난 1821년 가디언을 창간한 언론인이자 면화 상인인 존 에드워드 테일러와 창간에 자금을 지원한 맨체스터의 사업가 11명 중 9명이 노예제와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설립자인 테일러의 회사 ‘셔틀워스, 테일러&코’를 통해 사우스 캐롤라이나주와 조지아주의 노예 농장에서 가져온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가디언의 초기 투자자인 조지 필립의 경우 자메이카 하노버의 설탕 농장과 노예를 소유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가디언의 소유주이자 공익법인인 스콧 트러스트는 “조사를 통해 확인된 가디언 창립자들의 반인륜적 범죄로 피해를 본 노예 후손들에게 사과하며, 면화 산업을 지원하고 노예가 된 사람들을 착취하는 데 기여한 가디언의 초기 논조에 대해 사과한다”고 했다.

가디언이 마련한 ‘복원적 정의 기금’은 관련 전문가들과 협의 후 향후 10년 동안 1000만파운드 이상을 들여 아프리카인들의 후손인 굴라게치(Gullah Geechee)와 자메이카 관련 프로젝트에 지원할 예정이다.

배상 프로그램을 담당할 인사를 구성하고 있으며, 정확한 수치와 자금 할당이 향후 12개월 내 확정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가디언은 또한 흑인 독자를 염두에 둔 편집 포맷을 마련하고 영국과 미국, 카리브해, 남미 및 아프리카의 흑인 공동에 관련 보도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흑인 언론인과 언론인 지망생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올 제이컵 선디 스콧 트러스트 회장은 “이러한 사실을 사과하며 공유하는 것은 가디언과 노예제 사이의 역사적 고리를 푸는 첫 단계일 뿐”이라고 했다.

캐서린 바이너 가디언 편집국장은 “설립자들의 반인륜적 범죄 행위로 부를 축적한 점을 직시하며 사과한다”며 “이러한 끔찍한 역사는 저널리즘으로 인종차별과 불공정, 불평등을 폭로하고 권력자의 책임을 묻는다는 우리의 결의를 강하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