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사령관 “대만서 中과 충돌땐 주한미군 물자 활용”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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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인접 韓-日 ‘병참기지화’ 구상
박진 “대만해협 현상변경 반대”에
中외교부 “말참견 허용 안해” 발끈

찰스 플린 미국 육군 태평양사령관은 27일 중국에 대한 군사적 억지 전략과 관련해 “한국의 미군 사전배치물자(APS)를 활성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해협이나 남중국해에서 중국과의 무력 충돌이 벌어질 경우 전쟁 수행에 필요한 물자를 신속하게 조달할 수 있도록 주한미군의 역할을 강조한 것이다.

플린 사령관은 이날 미국기업연구소(AEI) 세미나에서 “중국은 ‘내선(interior line)’을 통해 군사작전을 펴고 있다. 주요 표적인 대만 옆에 있기 때문”이라며 “이는 미국이 갖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통로는 장기 군사역량을 전진 배치해 역내 동맹 및 파트너를 강화하는 것”이라며 “한국과 일본의 사전배치물자를 활성화하겠다”라고 말했다.

미군의 사전배치물자는 한국, 일본, 괌 등 전략적 요충지에 전차, 장갑차, 자주포, 트럭, 탄약, 유류 등 군수물자를 미리 배치해 놓는 것을 말한다.

플린 사령관의 발언은 대만에서 미중 무력 충돌 시 대만과 가까운 중국이 장병과 군수물자 보급에 유리한 만큼 미군은 한국과 일본에 있는 사전배치물자를 통해 위기 상황에서 언제든 물자를 지원할 수 있는 태세를 구축해야 한다는 뜻이다. 중국과의 충돌 시 한국을 병참기지로 활용하는 구상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는 박진 외교부 장관의 “대만해협에서 무력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발언에 발끈했다.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대만 문제는 중국의 내정으로, 타인의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며 ‘부용치훼(不容置喙)’라는 사자성어를 사용했다. 부용치훼는 간섭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강한 어조가 담긴 표현이다. 앞서 박 장관은 22일 미 CNN방송 인터뷰에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필수적”이라며 중국의 대만 무력 침공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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