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가 친러 지역 점령할 것”…몰도바 “사실 아니다” 진화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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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몰도바의 친러 분리주의 지역을 우크라이나가 점령하려 한다는 소문을 퍼뜨려 몰도바 정부가 진화에 나섰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몰도바 정부는 “러시아 국방부가 유포한 정보는 사실이 아니다”며 국민들에게 침착함을 유지하라고 밝혔다. 몰도바 정부가 언급한 정보는 친러시아 세력이 장악한 동부 트란스니스트리아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는 트란스니스트리아에서 온 러시아군이 자국을 침공했다는 구실을 만들어 트란스니스트리아를 공격할 계획이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와 몰도바 사이에 위치한 트란스니스트리아는 1991년 사실상 분리 독립한 이래 30년간 러시아 지원을 받으며 생존하고 있으며 러시아군 약 1600여명이 주둔하고 있다.

몰도바를 비롯한 국제사회는 트란스니스트리아를 미승인국으로 규정했으며 몰도바는 가가우지아와 더불어 자국의 자치국가로 보고 있다.

루마니아·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한 몰도바는 지난해 여름 우크라이나와 함께 EU 회원 가입 후보자격을 얻었다. 이에 러시아는 최근 몰도바에 대한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앞서 마야 산두 몰도바 대통령은 지난 13일 러시아가 몰도바의 유럽연합(EU) 회원 가입 시도를 방해하고 외국 세력을 동원해 친서방 정부를 무너뜨리려 한다고 밝혔다. 이에 러시아는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 22일 트란스니스트리아에 대한 몰도바의 주권을 인정하는 2012년 포고령을 철회했다. 해당 포고령은 몰도바와 트란스니스트리아 간 무력 충돌을 중재하던 러시아가 트란스니스트리아를 일방적으로 합병하지 않도록 국제사회가 압박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를 푸틴 대통령이 폐기하면서 러시아의 트란스니스트리아 합병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전으로 비화하면서 트란스니스트리아에 옛 소련 시절부터 매장된 약 2만2000톤의 탄약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노리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올렉 세레브리안 몰도바 부총리는 FT에 “동유럽 내 최대 탄약 재고를 확보하는 것이 이번 전쟁에서 가장 중요하다”면서도 “트란스니스트리아 군인들이 러시아의 명령을 거역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몰도바 공공정책연구소의 빅토르 문테아누는 “우크라이나가 현재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국경에서 불과 8㎞ 떨어진 곳에 매장된 대량의 탄약을 확보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가 이를 노리고 있겠지만 러시아 역시 이를 구실로 흑해에 배치된 미사일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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