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의 뮤즈’ 첫째 딸 마야, 87세로 별세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2월 26일 2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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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 거장 파블로 루이스 피카소의 딸 마야 루이스-피카소 씨가 20일(현지 시간) 87세로 세상을 떠났다고 프랑스 문화부가 밝혔다. 마야의 딸이자 피카소의 손녀 미술사학자 디아나 위드마이어 루이스-피카소 씨는 마야가 파리에서 폐 질환으로 눈을 감았다고 전했다.

파블로 피카소 작품 ‘인형을 안고 있는 마야’
파블로 피카소 작품 ‘인형을 안고 있는 마야’

마야는 그의 어머니와 함께 피카소에게 가장 큰 영감을 준 ‘뮤즈’였다. 마야는 화가로서의 피카소를 가장 잘 아는 유족으로도 꼽혔다. 그는 피카소와 연인 마리-테레즈 발테르 사이에서 1935년 태어났다. 피카소는 사남매 둘째이자 첫 딸인 마야야를 각별히 사랑했다. 1938~1939년에만 ‘인형을 안고 있는 마야’를 비롯해 마야의 초상화를 14점이나 그렸을 정도다. 20세기 최고 미술사학자로 꼽히는 베르너 슈피스는 “한 아이에게 바쳐진 가장 인상적인 시리즈”라고 말했다고 프랑스 미술전문 매체 꼬네상스데자르는 전했다. 마야는 1982년 서울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마야 소장 피카소전’이 열려 내한했을 때 “아버지는 내가 차나 인파에 밀려 다칠까봐 손을 잡고 골목길로 돌아서 가곤 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피카소는 특히 유럽 전역이 ‘궁핍의 시기’를 보낸 스페인 내전 및 제2차 세계대전 기간 발테르 및 마야와 상당한 시간을 보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스페인 내전 참상을 묘사한 걸작 ‘게르니카’(1937년)을 그릴 때 인형을 들거나 나비를 좇는 어린 딸 모습도 함께 그린 것이다. 마야의 딸 위드마이어는 “마야 초상화들은 그가 전쟁을 앞둔 시기에도 피카소에게 커다란 기쁨을 가져다줬다는 점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마야는 2007년 아버지에 대한 연구와 노력을 인정받아 프랑스에 크게 공헌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그가 상속받은 그림은 위드마이어가 관리하고 있다. 프랑스 문화부는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마야의 공로로 우리는 피카소의 독특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었다”고 추모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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