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그룹 ‘spotted lanternfly’ 갈무리
한국에서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된 ‘꽃매미’가 최근 미국 뉴욕에 대거 출몰해 일반 시민도 퇴치에 나섰다.
23일 트위터와 틱톡,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수십 마리부터 수백 마리의 꽃매미 성충이 무리지어 있는 모습이 공유되고 있다.
주로 중국 남부에서 서식해 ‘중국 매미’라고도 불리는 꽃매미는 물거나 쏘지 않아 사람에게는 해를 끼치지 않지만 나무줄기에 붙어 즙을 빨아 먹어 농작물에 큰 피해를 주는 해충이다.
꽃매미는 먹이로 삼을 수 있는 식물이 광범위하고 특히 포도와 사과, 복숭아 등 상업적으로 재배되는 농작물을 좋아한다. 또 알을 아무 데나 낳을 수 있어 번식력이 뛰어나고 꿀벌, 말벌 등 기타 곤충을 유인하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2006년 발생이 보고됐으며 2007년에 서울 등지에서 대규모로 발생하며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졌다. 미국에서는 2014년 필라델피아 주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인근으로 번졌으며 뉴욕에서는 2020년 처음 발견되고 매년 그 수가 급증하고 있다.
이렇게 농가에 큰 피해를 주는 꽃매미는 최근 뉴욕 도심에서도 무리지어 있는 모습이 발견되고 있다. 경우에 따라 혐오감을 줄 수 있는 모습에 많은 시민이 불편을 겪고 있어 뉴욕과 인근 지역 행정당국은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꽃매미 퇴치 운동을 장려하고 있다.
미 뉴저지주 농무부 홈페이지 갈무리
AP통신에 따르면 뉴욕주와 뉴저지주는 ‘밟아서 없애자(STOMP IT OUT)’, ‘보셨다면 밟으세요(SEE IT? STOMP IT)’ 등 문구가 담긴 포스터를 배포하며 시민들이 꽃매미를 발견하는 즉시 밟아 죽일 것을 당부하고 있다.
이 운동에 동참하는 시민들은 SNS에 꽃매미를 밟아 죽이거나 파리채, 끈끈이 등으로 죽이는 모습을 찍어 공유하고 있다. 이웃끼리 모여 단체로 꽃매미를 퇴치하면서 하이킹을 하거나 퇴치 후 펍에서 맥주를 마시는 등 모임도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행정당국의 방침이 지나치게 폭력적이라고 비판한다. 이들은 꽃매미에 의한 피해가 과도하게 부풀려졌다고 지적하며 과학적인 방식으로 방역하는 것이 아닌 시민들이 직접 밟아 죽이는 것은 생명윤리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