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카고 총기난사범, 숫자 ‘47’에 유독 집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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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7월 7일 11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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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총기난사 범인인 로버트 E. 크리모 3세. 동아일보DB
시카고 총기난사 범인인 로버트 E. 크리모 3세. 동아일보DB
미국의 독립기념일이었던 지난 4일(현지시간) 시카고 교외 하이랜드파크에서 축제 퍼레이드 관람객을 향해 총기를 난사한 로버트 E. 크리모 3세(22)가 평소 숫자 ‘47’에 집착한 것으로 드러났다.

6일 CBS 뉴스에 따르면, 하이랜드파크를 담당하는 일리노이주 레이크 카운티 중범죄 태스크포스(TF)팀 크리스토퍼 코벨리 대변인은 “크리모가 숫자 4와 7에 대해 각별한 애착을 드러냈다”며 “47을 거꾸로 하면 7과 4, 7월 4일이 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크리모는 오른쪽 눈가에 숫자 47을 문신으로 새겼고, 그의 자동차에도 이 숫자를 도장했다. 코벨리 대변인은 “크리모가 어떤 연유로 무차별 총격을 감행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디지털상의 행적을 보면 그의 내면을 짐작할 수 있다”고 했다.

우선 크리모가 즐겨 한 비디오게임 히트맨의 주인공 이름이 ‘에이전트47’이다. 악당 암살을 대행하는 살인청부업자 에이전트47은 ‘47’ 또는 ‘코드네임 47’로도 불린다. 에이전트47은 검은 양복과 빨간 넥타이를 착용하는데, 크리모 또한 같은 의상을 입고 찍은 사진이 있다.

크리모는 또 온라인에서 ‘어웨이크47’이라는 닉네임으로 폭력에 관한 사진을 자주 올렸다. 고등학생이던 2016년부터는 ‘어웨이크 더 래퍼’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면서 대량 살상 등을 다룬 뮤직비디오를 찍었으며, 여기에도 47이라는 숫자가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벨리 대변인은 “크리모가 음악에 사용한 박자 역시 ‘4분의 7박자’”라며 “아직 47의 의미에 대해 자세히 밝혀진 건 없다”고 했다. 다만 테러단체와의 관련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미 중앙정보부(CIA)·연방수사국(FBI) 출신 자베드 알리는 “47이라는 숫자는 백인 우월주의나 신나치주의와 명백한 접점이 없다”고 밝혔다.

이번 총기 난사로 현재까지 최소 7명이 숨지고 40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상자의 연령은 8세부터 85세까지 다양하다. 크리모는 사건 발생 7시간 만에 범행 장소에서 약 8㎞ 떨어진 차량 검문소에서 붙잡혔으며 1급 살인 혐의로 기소돼 수감 중이다. 한편 크리모의 부친은 2019년 하일랜드파크 시장에 도전할 정도로 지역 유명 인사인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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