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 세계 최고 ‘SUN’으로…“어릴적 꿈 이뤘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23일 22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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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SNS 캡처) © 뉴스1
(손흥민 SNS 캡처) © 뉴스1
손흥민의 득점왕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뿐 아니라 유럽 5대 ‘빅리그’로 범위를 넓혀도 아시아 선수 최초다. 프리메라리가(스페인)와 세리에A(이탈리아), 분데스리가(독일), 리그1(프랑스)에서도 지금까지 아시아 선수의 득점왕 사례는 없다. 손흥민의 득점왕 등극이 그만큼 독보적이라는 의미다. 이란 국가대표 공격수 알리레자 자한바흐시(페예노르트)가 빅리그는 아니지만 네덜란드 리그 에레디비시의 알크마르에서 뛰던 2017∼2018시즌에 21골로 득점왕이 된 적 있다. 손흥민으로 한국은 EPL에서 득점왕을 배출한 13번째 나라가 됐다. 그동안 유럽과 남미 아프리카 국가에서만 나왔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살라흐와 같은 35경기에 출전해 나란히 23골 씩 넣고 득점 공동 1위에 올랐지만 이른바 ‘골 순도(純度)’ 면에서 가치를 더 인정받고 있다. 손흥민의 23골 중엔 페널티킥 골이 없다. 하지만 살라흐는 5골을 페너티킥으로 넣었다. 살라흐는 팀의 페널티킥을 전담하다시피 했다. 손흥민이 시즌 막판까지 계속 살라흐에 뒤져 있을 때도 유럽의 축구전문 매체들이나 레전드 선수들이 손흥민의 득점력을 더 높이 평가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EPL에서 페널티킥 골 없이 득점왕에 오른 선수는 손흥민이 4번째다.

손흥민은 슈팅 수 대비 득점에서도 경쟁자들을 압도했다. 슈팅 정확도가 그만큼 높았다는 것이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리그에서 모두 86차례의 슛을 날렸는데 이 중 23개가 골망을 흔들어 성공률 26.7%를 기록했다. 이번 시즌 EPL 득점 순위 톱5 가운데 20%대는 손흥민이 유일하다. 평소 손흥민이 자신의 우상이라고 말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16.4%에 그쳤다.

손흥민이 이처럼 높은 슈팅 성공률을 자랑하는 건 양발을 모두 잘 쓰기 때문이다. 세계 축구의 공격을 양분해온 오른발잡이 호날두와 왼발잡이 리오넬 메시(파리생제르맹)도 슈팅 기회가 주로 사용하는 발에 걸리지 않으면 득점 성공률은 떨어지게 된다. 호날두는 올 시즌 EPL에서 18골을 넣었는데 주로 쓰는 오른발로 14골을 기록했고 왼발로는 2골뿐이다. 2골을 머리로 넣었다.

하지만 손흥민은 23골 중 왼발로 12골, 오른발로 11골을 터트려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다. 손흥민이 프로선수 출신인 아버지한테서 축구를 처음 배우기 시작한 초등학교 3학년 땐 오른발잡이였지만 지금은 양발잡이로 불리는 이유다. 유럽 축구전문 사이트들 중 일부도 손흥민 프로필에 ‘two-footed player(양발잡이 선수)’라고 표시해 놓고 있다. 손흥민이 지금처럼 양발을 잘 쓰는 선수로 성장할 수 있었던 건 혹독할 정도의 연습이 있었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빅리그인 분데스리가에서 프로 데뷔를 한 뒤에도 하루 1000개씩 슈팅을 때리는 훈련을 한 달 이상 한 적이 있다. 왼발 사용 능력을 키우기 위해 바지를 입을 때도 왼발부터 집어 넣었고 양말을 신을 때도 왼발부터였다. 손흥민이 “어릴 때부터 꿈꿨던 일인데 지금 내 손 안에 있다”며 득점왕 수상 소감을 말할 수 있게 된 것도 이런 노력이 뒷받침 됐기 때문이다.

‘축구의 본가(本家)’인 잉글랜드 1부 리그에서 손흥민이 ‘최고의 골게터’로 이름을 올렸다는 소식에 중국과 일본에서도 박수를 보냈다. 중국 매체 왕이(网易)는 “월계관을 쓴 살아있는 축구전설을 보며 아시아인은 자부심을 느낀다”고 전했고 일본 축구 국가대표 출신으로 ‘센추리 클럽(A매치 100경 이상 출전)’에도 가입한 오카자키 신지(36)는 “손흥민은 아시아 국가 축구선수들에게 희망을 준다”고 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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