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돈바스 공세에 이지움 민간인 학살 우려…“제2 부차 될 수도”

  • 뉴시스
  • 입력 2022년 4월 19일 15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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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대대적인 공세를 시작한 가운데, 돈바스 관문 도시 이지움에서 민간인 학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러시아군이 이지움을 점령하면서 도시에 고립된 민간인을 대량 사살해 ‘제2의 부차’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발레리 마르첸코 이지움 시장은 “부차와 이지움은 (상황이) 매우 유사하다”며 “두 도시 모두 주거용 건물이 80% 이상 파괴됐고, 사람들은 폭격을 피해 한 달 넘게 지하실에 숨어 있었다. 식량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보도에서 러시아군이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의 명단을 작성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그렇지 않다)며 ”운동가, 돈바스 참전 용사, 경찰, 지역 사업가 명단을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들을 찾아내면 미상의 장소로 끌고 갈 것“이라며, 러시아군에 의해 처형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지움은 하르키우주 동남부 도시로, 동부 돈바스와 남부 흑해로 향하는 관문이다. 러시아군이 돈바스 공세에 앞서 점령에 박차를 가했던 지역이기도 하다.

우크라이나군은 이지움을 가로질러 흐르는 시베르스스키도네츠강 다리를 폭파해 러시아군의 남쪽 진격을 막았지만, 러시아군의 3주 가까이 이어진 시도 끝에 결국 도시 남쪽도 점령됐다.

이지움은 지난 1일 러시아군에 넘어갔고, 주민 수천명이 도시에 봉쇄된 상태다.

이지움은 현재 러시아군 허브로 활용되고 있다. 마르첸코 시장은 ”키이우와 체르니히우 지역에 있던 병력이 이지움으로 왔다“며 ”부대를 집결시키고 있으며, 돈바스로 장비를 진격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침공 전 이지움 주민은 4만6000명이었으며, 러시아에 점령되기 전 상당수가 대피했다. 현재 도시에는 1만~1만5000명 시민이 남아 있으며, 러시아군 공격으로 희생자가 늘고 있다.

마르첸코 시장은 ”민간인 1000명가량이 공습, 포격, 폭격 등으로 사망했다“며 ”지난달 10일 마지막 집중 대피를 한 이후 인도적 통로를 3차례 시도했지만, 러시아군에 의해 저지됐다“고 전했다.

현재 자원봉사자들의 자발적 대피 지원은 있지만, 정부가 주도하는 대피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러시아군에 의해 도시가 점령되면서 손발이 묶인 상태라고 마르첸코 시장은 호소했다.

목격자들은 남아 있는 시민들이 지하실에서 몇 주 째 생활하고 있으며 전기, 난방, 물이 중단된 상태라고 가디언에 전했다.

다만 이지움 주변에선 러시아군을 막으려는 우크라이나군의 저항이 계속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올렉산드르 모투자니크 우크라이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지움 주변 몇몇 정착촌에서 러시아군을 격퇴했다“며 ”이지움 주변은 러시아군 부대가 가장 많이 집결한 곳“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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