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제재 실패” 주장에도…러 관료들 암울한 경제 전망 한목소리

  • 뉴시스
  • 입력 2022년 4월 19일 11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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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방의 제재가 실패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러시아 경제가 큰 타격을 입고 있다는 경고가 정부 고위 관료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TV로 중계된 고위 관리들과의 영상회의에서 “(서방의) 경제 대공습 전략은 실패했다”고 말했다.

그는 “(서방의 제재는) 러시아의 재정 및 경제 상황을 급격히 악화시키고 시장 공황과 은행 시스템 붕괴, 상점의 대규모 상품 부족을 유발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우리는 이미 러시아에 대한 이 정책이 실패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정부 지출을 늘릴 준비가 돼 있다고도 언급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의 낙관론과 달리 같은 날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와 모스크바 시장은 서방 제재가 러시아 경제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경고했다.

세르게이 소비아닌 모스크바 시장은 블로그를 통해 외국 기업의 사업 철수에 따라 약 20만명이 일자리를 잃을 위험에 처해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실직 위기에 처한 근로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33억6000만 루블(4100만 달러)의 계획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엘비라 나비울리나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는 보다 광범위하고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는 의회에 출석해 제재가 처음에는 주로 금융 시장에 영향을 미쳤지만 실물 경제에 점점 더 많은 영향을 미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러시아에서 제조되는 거의 모든 제품이 수입 부품에 의존하고 있다”며 현재는 공장에 재고가 있을 수 있지만 서방의 새로운 규제로 기업들이 자체 부품을 생산하는 등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제재가 계속 강화되고 있다”며 “경제가 재고로 버틸 수 있는 기간은 유한하다”고 말했다.

물가도 치솟고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웹사이트를 통해 소비자물가가 평균 1년 전보다 16.7% 올랐다고 밝혔다.

이같은 고위 관리들의 암울한 평가는 러시아가 심각한 경기 침체에 직면할 것이라는 많은 전문가들 예측과 일치한다고 NYT는 전했다.

마이클 번스탬 미국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 연구원은 “그들은 자체 공급망을 만드는 데 수년과 수조달러가 걸릴 것”이라며 “(가스와 석유 같은) 가장 중요한 산업조차도 곤경에 처해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경제적 고통을 더욱 가중시킬 추가 제재가 진행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억제하기 위한 계획을 공식화하고 있다.

또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IMF 및 세계은행 춘계 회의에서 미국 동맹국들에게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 압박 강화를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윌리 아데예모 미 재무부 부장관은 러시아 물가가 치솟고 수입이 급감해 크렘린궁이 러시아 경제를 부양하고 우크라이나 침공을 추진하며 향후 권력을 유지할 자원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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