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바스 최후의 결전 앞두고…바이든, 우크라에 1조원 규모 군사 지원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14일 16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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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에서 대대적인 지상군 대결을 포함한 최후의 결전을 벌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8억 달러(약 9800억 원)의 군사 원조를 제공하기로 했다. 특히 기존에 제공하지 않았던 곡사포, 아프가니스탄에 배정된 Mi-17 헬기 등 최신 무기가 대거 포함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13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를 가진 후 성명으로 “155㎜ 곡사포 18기, Mi-17 수송 헬기 11대, ‘자폭 드론’으로 유명한 스위치블레이드 드론 300대 등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해당 무기가 개방된 평지인 돈바스의 지형을 고려한 지원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미 국가정보국(DNI) 또한 돈바스 내 러시아군의 정보를 우크라이나와 광범위하게 공유하는 지침을 마련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유럽연합(EU) 또한 유럽평화신용기금에서 5억 유로(약 6700억 원)을 차출해 우크라이나에 대포, 장갑차 등 중화기를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주제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전쟁이 새 국면을 맞이했다”며 우크라이나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역시 “신속하게 무기를 추가 제공하기로 했다”고 가세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수송하는 서방의 운송 수단 또한 공격하겠다며 위협했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13일 타스통신에 “우크라이나 내에서 이동하는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의 운송 수단을 적법한 군사 표적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고르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내 시설을 공격하면 러시아군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지휘센터를 타격할 것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군은 13일 “러시아 해군의 순양함 ‘모스크바호’를 지대함 미사일 2발로 격추했다”고 밝혔다. 이 전투함은 러시아의 침공 초기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 스네이크섬을 공격했을 때도 쓰였다. 당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측에 투항을 권하자 우크라이나 병사가 “꺼지라”고 받아친 사실이 알려져 큰 화제를 모았다. 이 병사는 러시아군에 포로로 잡혔다가 풀려나 훈장을 받았다. 하지만 러시아 국방부는 14일 “모스크바호에 심각한 손상이 발생해 조사하고 있다”며 격추 사실을 부인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13일 “미국과 동맹의 러시아 제재를 훼손하는 나라는 나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며 “펜스 뒤로 물러나 전쟁을 구경하는 국가는 근시안적”이라고 러시아를 지지하는 중국을 겨냥했다. 앞서 11일 바이든 대통령 또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화상 회담에서 미국의 동맹인 인도가 러시아산 에너지와 무기 수입을 계속하는 것에 대해 불쾌감을 비쳤다.

페트로 안드리우시센코 마리우폴 시장 보좌관은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군이 “다음달 9일 열병식이 열릴 수 있도록 시 중심부의 시체와 잔해들을 치우라”고 명령했다고 주장했다. 5월 9일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옛 소련이 나치 독일에 승리한 것을 기념하는 러시아의 최대 공휴일이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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