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국민 눈·귀 가린 푸틴…58%가 “우크라 침공 찬성”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9일 16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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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뉴시스
사진 뉴시스
러시아인 59%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전황에 대한 정보가 통제되고 있는 러시아 상황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지지율이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체첸 내전, 크림반도 강제 병합 때와 비교해도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8일(현지 시간) 러시아 정부로부터 상당한 독립성을 유지하고 있는 러시아 여론조사 전문기관의 설문조사 결과를 입수해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응답자 46%는 ‘우크라이나에서의 특별군사작전을 매우 지지한다’고 밝혔고 13%는 ‘어느 정도 지지한다’고 답했다. 응답자 59%가 ‘지지한다’고 답한 것이다. ‘반대한다’는 23%였다.

연령별로 보면 젊은 층에선 반대, 노년층에선 지지 여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18~24세 응답자의 29%는 지지한다고 밝혔지만 39%는 반대한다고 답했다. 반면 66세 이상 응답자의 75%는 ‘지지한다’고 밝혀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이번 조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나흘 뒤인 지난달 28일~이달 1일 러시아 성인 1640명을 전화로 물어본 결과다.

이 여론조사 결과를 WP에 전달한 미국 여론조사 전문가 게리 랭거는 “각종 미디어와 정보를 러시아 정부가 틀어쥐고 있는 상황과 국가적 위기일 때 지도자 중심으로 뭉치는 일반적 경향을 고려하면, (블라디미르) 푸틴(대통령)과 그의 결정에 대해 비교적 낮은(limited) 지지율을 보였다는 사실은 놀랍다”고 분석했다.

푸틴 정권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나치의 손아귀에서 우크라이나를 해방시키기 위한 특별군사작전이라 부르며 언론을 강력히 통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전쟁’ ‘침공’으로 표현한 언론에 최장 15년형을 선고하는 ‘가짜뉴스법’을 제정하고 전쟁 실상을 전하는 독립언론들 문을 닫게 했다.

WP에 따르면 앞서 러시아 정부 소유 여론조사기관 설문조사에서는 ‘특별군사작전을 지지한다’가 71%로 나타났다. 하지만 1999년 체첸 내전 때와 2014년 크림반도 강제 병합 당시 러시아 국민 지지율은 각각 75%, 91%였다고 WP는 전했다.


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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