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대통령 “러 공작원, 키예프 진입…내가 표적 1호”

  • 뉴시스
  • 입력 2022년 2월 25일 10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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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 공작원이 이미 수도 키예프에 진입했다며, 자신이 표적 1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영상 연설을 올려 “적군 공작원들이 키예프에 진입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며 “키예프 시민들은 조심하고, 통금을 준수하라”고 당부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 정보에 따르면 적군은 나를 표적 1호로 지목했다. 내 가족은 2호다”라며 “그들은 우크라이나 국가수반을 무너뜨려 우크라이나를 정치적으로 파괴하길 원한다”고 비난했다.

또 “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정부 구역에 남아 중앙 정부에 필요한 일을 계속할 것”이라며, 가족들도 우크라이나에 남아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내 가족들은 배신자가 아니라, 우크라이나 시민들이다”라며 “다만 그들이 어디 있는지는 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등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실제론 우크라이나 안보를 보장해주지 않는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누가 우크라이나 나토 가입을 보장할 준비가 돼 있나? 솔직히 모두 두려워하고 있다”며 “파트너 국가들은 우리와 함께하지만, 그들의 동맹에 우릴 포함할 준비는 안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외국 정상들과 많은 대화를 하더라도, 내가 듣는 말은 소수다. 하나는 그들이 우릴 지지한다는 것”이라며 “말뿐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돕고 있어 각 국가에 감사를 표했다”고 전했다.

다만 “다른 하나는 우리가 홀로 우크라이나를 방어하고 있다는 것이다”라며 “누가 우리와 함께 싸울 준비가 돼 있나? 솔직히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고 비꼬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오늘 유럽연합 27개국 정상들에게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할지 직접적으로 물었지만, 아무도 답하지 않았다”며 “모두 두려워 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중립 상태를 논하는 것도 두렵지 않다. 하지만 무슨 안보 보장을 얻을 수 있으며, 가장 중요한 건 어느 나라가 우리에게 안보 보장을 해주겠냐는 것이다”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이 전쟁을 끝내기 위해 대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우크라이나의 운명은 전적으로 자국 국방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오늘 우리가 들은 건 단순히 미사일 폭발, 전투, 항공기 굉음뿐만이 아니다. 새로운 철의 장막이 내려지는 소리다”라며 “우리 임무는 우크라이나 영토에까지 철의 장막이 쳐지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철의 장막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냉전이 종식될 때까지 유럽을 공산주의 동유럽과 자본주의 서유럽으로 나눈 진영 대립을 말한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현재까지 러시아 공격에 의해 우크라이나인 137명이 사망했으며, 316명이 부상 당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남부 흑해) 즈미니섬을 지키던 국경수비대 전원 전사했지만, 그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며 “사후 우크라이나 영웅 칭호를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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