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모노 입어서’ 中여성 관광지 출입 못 해…“난징대학살 잊었나”

  • 뉴시스
  • 입력 2022년 2월 18일 10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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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광지에서 일본 전통 의상 기모노를 입은 여성이 경비원들에게 “난징 대학살을 잊었냐”며 입장을 거부당해 논란이 되고 있다.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윈난(雲南)성 다리(大理) 시의 관광지 ‘얼하이 호수 생태길’에서 기모노를 입은 중국 여성이 경비원들에게 입장을 거부당했다.

한 경비원은 “이렇게 (기모노를) 입는 것이 적절하냐? 난징 대학살을 잊었냐?”고 해당 여성을 비난한 것으로 알려졌다. 난징 대학살은 1937년 12월 중일 전쟁 당시 일본이 난징을 점령해 중국인들을 학살한 사건으로, 약 30만 명의 중국인이 사망했다고 추정된다.

이에 해당 여성은 “그저 친구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싶었을 뿐”이라고 설명했으며, 함께 방문한 친구들 역시 “중국에서 기모노를 입으면 안 된다는 법이 어디 있느냐”고 항의했다.

하지만 이를 지켜보던 다른 관광객은 “우리 조상이 일본 군인들에게 죽었는데, 어떻게 기모노를 입을 수 있느냐?”며 “중국인으로서 정체성이 없는 것”이라고 했으며, 다른 관광객도 “부끄럽지도 않으냐. 인간쓰레기 같다”며 해당 여성을 나무랐다.

해당 여성은 결국 관광지에 입장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광지 측에서는 현지 언론을 통해 “기모노를 입었다는 이유로 출입을 금지하는 규칙은 없다”며 “이번 사건에 대해 조사하고 있으며, 해당 여성에게 곧 연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사건이 알려지자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찬반 논쟁이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에서 “중국 역사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있다면, 공공장소에서 기모노를 입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 여성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했다.

반면 다른 누리꾼은 “기모노를 반대하는 논리에 따르면 스시도 먹으면 안 되고, 양복도 입으면 안 되는 것 아니냐. 100여 년 전 서양에서도 중국을 공격한 바 있다”며 “제발 애국적이되, 이성적으로 생각하자”고 했다.

기모노에 대한 논란이 벌어진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지난해 8월 푸젠(福建)성 샤먼(厦門)의 한 코로나19 진료소에서 기모노를 입은 여성에게 “옷을 바꿔 입고 와야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사를 해줄 것”이라며 해당 여성을 돌려보낸 바 있다. 하지만 이 여성은 일본 식당 직원으로, 식당 유니폼을 입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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