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외교 보이콧’에 中올림픽, ‘반쪽 대회’로…20여개국 정상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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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2월 4일 11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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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3일 오후 중국 베이징 메인미디어센터(MMC) 앞 공원에서 바라본 올림픽타워가 반짝이고 있다. 2022.2.3/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3일 오후 중국 베이징 메인미디어센터(MMC) 앞 공원에서 바라본 올림픽타워가 반짝이고 있다. 2022.2.3/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3일 중국 베이징 올림픽공원이 한산한 모습이다. 2022.2.3/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3일 중국 베이징 올림픽공원이 한산한 모습이다. 2022.2.3/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2022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4일 저녁 막을 올린다. 중국은 사상 최초로 한 도시에서 동·하계 올림픽 개최가 성사시켰지만 신장 위구르 지역 인권 문제에 발목이 잡히면서 개막식 참석 외국 주요 정계요인이 32명에 그치는 등 빛이 바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개막식에 참석하는 외국 정계요인(政要)은 32명이다. 대다수는 중앙아시아 국가, 중동, 동유럽, 아시아 등에 집중돼 있다. G7(주요7개국) 정상 참석자는 한 명도 없다. G20 국가 중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만 참석한다. 한국에서는 박병석 국회의장이 참석한다.

14년 전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80여개국 국가 정상이 참석했던 2008 베이징 하계올림픽과 비교하면 초라하기 그지없는 상황이다. 당시로서는 가장 많은 국가 정상이 참석했던 올림픽 개막식이었다.

외국 정계요인의 대거 불참은 중국의 신장 인권을 문제 삼은 미국의 외교적 보이콧 영향에 따른 것이다. 영국과 일본, 호주 등은 일부 국가는 미국과 함께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했다.

다른 G7 국가들은 외교적 보이콧은 아니라면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을 이유 등을 들어 주요 정계요인을 보내지 않았다. 사실상 외교적 보이콧에 손을 들어준 셈이다.

미국 CNN은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는 20개국 이상의 대통령과 총리, 국가 원수 , 왕족 중 절반 이상이 권위주의 국가(Authoritarian Regimes) 출신이라며 이중 일부는 혼합체제 정권(Hybrid Regimes)으로 분류됐다고 비판하는 등 이들 국가를 ‘비민주적’이라고 지적했다.

외교적 보이콧은 올림픽에 선수들과 관계자들은 보내지만 외교 사절단을 보내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올림픽을 통해 전세계 국가들에 자신들의 힘을 인정 받고자 했던 중국의 입장에서 미국과 일부 국가들의 ‘외교적 보이콧’ 선언은 큰 악재일 수밖에 없다.

중국은 앞서 열린 2020 일본 도쿄 하계올림픽에 참석한 정계요인은 30명에 미치지 못했다며 자신을 위로하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오미크론 변이가 전세계에서 광범위하게 확산되는 상황 속에서 각국 정상들이 어려움을 뚫고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참석하는 것은 중국에 대한 지지의 실현이자 올림픽 정신에 대한 지지”라고 평가했다.

중국은 올림픽 개최에 앞서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오는 도시를 봉쇄하고, 올림픽에 열리는 베이징에는 폐쇄루프를 설치하는 등 강도 높은 방역 조치를 실행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중국의 방역 조치를 높이 평가하는 등 중국 치켜세우기에 나섰다.

도쿄 올림픽에 각국 정상이 참석하지 않은 것은 당시 델타 변이가 전 세계를 휩쓸었고, 일본 내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는 등 완전히 코로나19에 의한 것이었다면 중국의 경우 내정을 문제 삼은 것으로 글로벌 강국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중국의 행보에 큰 타격을 입은 것이다.

이런 상황을 반영한 듯 중국 외교부는 “미국은 올림픽 정신을 실천할 것을 정중하게 독촉한다”며 “스포츠의 정치화와 올림픽을 방해하는 언행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히는 등 미국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은 개막식이 시작되면 인권 문제에 대한 서방국가들의 비판이 잠잠해 질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자오웨이둥 베이징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대변인은 로이터통신에 “중국 인권 문제는 숨은 동기가 있는 사람들이 지어낸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자오 대변인은 “올림픽이 전 세계 운동선수들과 스포츠 팬들에게 멋진 볼거리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며 “현 상황에서 많은 국가와 선수들이 올림픽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올림픽 성화가 점화되는 순간 이른가 ‘보이콧 농담’은 모두 꺼질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의회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간 중국의 인권을 문제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은 이날 의회·행정부 중국 위원회(CECC)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중국의 인권침해에 대해 눈을 감아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펠로시 의장은 미국은 올림픽 기간 동안 중국의 학대에 대해 “빛을 밝혀야 할 긴급한 도덕적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우리가 상업적 이유 때문에 중국의 인권 침해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면 우리는 어디에서든 인권 침해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모든 도덕적 권위를 잃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펠로시 의장은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대회에 집중하고 목소리를 내고 싶은 유혹을 이겨내야 한다”며 “중국 정부는 무자비하기 때문에 화낼 위험을 초래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티베트인 500여명이 스위스 로잔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 앞에서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대량학살 게임”이라고 주장하는 등 중국의 올림픽 유치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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