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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홍콩 중고나라에서 지금 잘 팔리는 물건은 ‘이것’[청계천 옆 사진관]

입력 2022-01-26 14:56업데이트 2022-01-26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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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싱가포르 달러(한화 약 1만 7000원)에 거래되고 있는 스위스연방은행 라이시. 캐러셀 홈페이지 캡쳐
중국 신화에 새해가 되면 마을로 내려와 사람들을 잡아먹는 ‘니안(Nian, 年獸)’이라는 괴물이 있습니다. 이 괴물은 붉은색과 시끄러운 소리를 싫어하는데 다양한 미신을 믿는 중국인들이 새해에 폭죽을 터뜨리고 금색 글자가 쓰인 빨간 봉투를 서로에게 건네는 이유를 이 신화 속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중화권에는 우리나라의 세뱃돈 개념으로 빨간 봉투에 돈을 담아 건네는 ‘홍바오(紅包)’ 문화가 있습니다. 결혼 축의금이나 뇌물을 줄 때도 이 홍바오 봉투를 이용합니다. 홍콩에서는 길하다는 뜻의 ‘라이시(利是)’라고 부르는데 새해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약간의 돈을 담아 건네며 한해의 축복과 행운을 빌어줍니다.

홍콩에 진출한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을 앞두고 고객들에게 이 빨간 봉투를 건네는 데 많은 돈을 뿌리고 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25일 “홍콩 기업들이 고객들을 위한 설 선물 봉투(라이시)에 3억 홍콩 달러(461억원)를 지출한다”고 밝혔습니다.

사실 홍바오는 ‘알리페이’, ‘위챗’ 등 전자결제 시스템이 빠르게 퍼지면서 점점 사라져가는 오프라인 문화 중 하나가 됐습니다. 홍콩에 자리 잡은 다국적 기업들이 라이시를 고객에게 보낸다는 것은 현지 전통을 존중한다는 이미지로 비쳐져 긍정적인 반응입니다.

실제로 홍콩판 중고나라 캐러샐(Carousell)에는 각종 기업들이 인쇄한 다양한 디자인의 라이시가 매물로 올라와 있는데 UBS, HSBC, DBS 그룹 홀딩스 등의 봉투가 인기 검색어라고 합니다.

‘Bank red packet’으로 검색한 결과 다양한 은행들의 봉투가 거래되고 있다. 캐러셀 홈페이지 캡쳐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의 라이시. 캐러셀 홈페이지 캡쳐
5 싱가프로 달러(한화 약 4450원)에 거래되고 있는 도이치뱅크 싱가포르 라이시. 캐러셀 홈페이지 캡쳐
15 싱가포르 달러(한화 약 1만 3000원)에 거래되고 있는 DBS뱅크 라이시. 캐러셀 홈페이지 캡쳐
스위스 연방은행 라이시. 캐러셀 홈페이지 캡쳐
홍콩의 홍바오도, 우리의 세뱃돈도 서로를 축복하는 의미를 담고 있는 긍정적인 문화입니다. 양국의 최대 명절이 같은 날인 것에도 그 의미를 더해봅니다.

홍콩 사람들은 홍바오를 주고받으며 ‘싼 닌 파이 록(新年快樂,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말을 건넨다고 합니다.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한국도, 중국도, 홍콩도 힘겹게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도 건강하세요!”라는 덕담을 더해봅니다. ‘산 타이 긴 홍(身體健康, 건강하세요)’.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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