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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美, 러시아와 내통한 우크라이나 의원 제재

입력 2022-01-21 02:19업데이트 2022-01-21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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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국가안보실 부장관 등 4명
우크라이나 사태 후 첫 제재 단행
침공 임박 징후 속 치열한 정보전
美 “러시아에 반격 기다리지 않을 것”
미 국무부는 20일(현지시간) 러시아 정보기관과 내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위협을 도운 현직 우크라이나 국회의원 등 우크라이나인 4명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불거진 뒤 미국이 러시아를 겨냥해 내놓은 첫 제재 조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높다고 밝힌 가운데 먼저 정보전(戰)을 통해 러시아에 고강도 경고를 보낸 것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은 우크라이나 내 불안정을 조성하기 위해 러시아 정보부 주도 세력과 결탁해 활동한 4명에 대해 제재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이날 제재 대상에는 현직 우크라이나 국회의원인 타라 코자크와 올레 볼로신, 전직 관료인 볼로디미르 울리닉과 블라디미르 시브코비치가 포함됐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에 따르면 TV 방송국 등을 소유한 코자크는 러시아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와 협력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행정부의 주요 인사들에 대한 가짜 정보를 보도했다. 또 볼로신은 2020년 미국 대선에 개입하려 해 제재대상에 오른 러시아 정보국 관계자 등과 협력해 우크라이나를 비방하고 러시아를 지지하는 활동을 해왔다고 OFAC은 설명했다. 러시아로 도피한 전직 관료 올리닉은 FSB의 지시를 받아 우크라이나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정보를 모아 제공했으며 전 러시아 국가안보실 부장관이었던 시브코비치는 돈바스에서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병력을 철수하는 대가로 크림반도를 공식적으로 러시아에 양도하는 계획을 시도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사태가 불거진 뒤 직·간접적인 제재를 단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번 제재가 우크라이나 내부 협력자를 겨냥한 것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정보전, 사이버 공격 등이 혼합된 ‘하이브리드전(戰)’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 백악관은 “러시아가 침공구실을 만들기 위해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위장 작전을 수행할 공작원들을 배치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했다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스파이 제거 등 정보전으로 러시아에 경고를 보낸 셈이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비공개 브리핑에서 “우리는 러시아 정보기관의 행동에 반격하는 것을 기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블링컨 장관은 “이번 제재는 미국과 동맹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추가 침공 시 러시아 경제·금융시스템에 부과할 광범위한 고강도 제재와는 별개”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정부 관계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 러시아 은행을 국제은행결제망(SWIFT)에서 퇴출하는 금융제재에 대해 “어떤 방안도 협상 테이블에서 내려놓지 않았다”고 말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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