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 ‘안보 보장안’ 일축…나토 ‘개방 정책’ 고수

  • 뉴시스
  • 입력 2022년 1월 11일 04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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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국경 지대 긴장 고조 상황에서 미국이 러시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확장 금지 등을 포함한 안보 보장안에 선을 그었다.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10일(현지시간) 러시아와의 전략 안정 대화 직후 전화 브리핑을 통해 안보 보장안을 언급, “이는 미국에서 완전히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없는 것(nonstarter)”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나토 확장 금지 등 법적 보장을 원하고 있다.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세르게이 럅코프 러시아 외무차관과 약 8시간 가까이 전략 안정 대화를 진행한 셔먼 부장관은 “진솔하고 솔직담백한 논의를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제 회담에서 양측은 기존 현안에 관한 이견을 크게 좁히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양측의 회담에서는 미사일 배치 등에 관한 논의가 이뤄졌다. 셔먼 부장관은 “미국이 유럽 내 특정한 미사일 시스템의 미래에 관한 논의에 열려 있다는 점을 확실히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지금은 종료한 미·러 간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거론했다.

셔먼 부장관은 아울러 러시아 측에 “군사 훈련의 규모와 범위에 상호적 제한을 설정하고 이런 훈련의 투명성을 증진할 방안에 관해 관해 논의하는 데도 열려 있다는 점을 공유했다”라고도 했다.

이들 주제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러시아위원회,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회담에서도 논의한다는 게 셔먼 부장관 설명이다. 그는 이와 함께 “미국과 러시아는 핵전쟁은 결코 승리할 수 없으며, 일어나서도 안 된다는 점에 동의했다”라고 덧붙였다.

셔먼 부장관은 그러나 브리핑에서 “누구도 나토의 ‘개방 정책(open door policy)’을 비난하도록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없이 우크라이나에 관해, 유럽 없이 유럽에 관해, 나토 없이 나토에 관해 결정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미국과 러시아 간 현안이 단시간에 해결될 수 없다는 점도 인정했다. 셔먼 부장관은 “군축 협정 같은 복잡한 문제에 관한 협상은 며칠 또는 몇 주 내에 마무리될 수 없다”라며 “내 카운터파트인 럅코프 차관도 매우 잘 이해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국경 긴장 상황에 관해서도 양측은 뚜렷한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셔먼 부장관은 “오늘 이뤄진 건 서로와 서로의 우선순위, 우려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한 논의다. 이건 ‘협상’이라고 부르는 것이 아니었다”라고 설명했다.

셔먼 부장관은 아울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에 10만 명 이상의 병력을 모았고, 한편으로는 우크라이나가 충돌을 추구한다고 말한다”라고 지적한 뒤,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계속 전쟁을 부추기는 건 러시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러시아의 행위가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유럽 전체에 위기를 일으킨다며 “한 국가는 무력으로 다른 국가의 국경을 변경할 수 없다”라고 반복했다. 또 “진정한 진전은 긴장 고조가 아니라 긴장 완화 상황에서만 이뤄질 수 있다”라고 했다.

셔먼 부장관은 러시아가 외교의 길에서 벗어나 침공을 감행할 경우 “상당한 비용과 결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측은 이날 회의에서 양측의 안보 관심사 등에 관한 세부적 논의를 위해 곧 다시 만나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워싱턴=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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