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아소-모테기와 소통 강화…아베와 달리 ‘정고당고’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23일 15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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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AP 뉴시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AP 뉴시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집권 자민당의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재,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긴사장 등 당 핵심 간부들과의 의사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두고 요미우리신문은 총리관저 주도의 ‘정고당저(政高堂低)’에서 벗어나 정부와 당이 긴밀히 연대하는 ‘정고당고(政高堂高)’ 현상이라고 23일 해석했다.

‘정고당고’에서 정은 정부, 당은 자민당을 뜻한다. 즉, 정부와 자민당이 대등한 위치에서 협력하며 국정을 운영한다는 의미다. 과거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은 정부의 최상위 조직인 총리 관저가 ‘1강’ 역할을 하다보니 당의 목소리가 정책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당시 자민당 중견 의원은 “당은 정부의 하청기관이 아니다”고 불만을 터뜨린 적도 있다. 기시다 총리는 이런 아베 식 정치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이다.

기시다 총리는 22일 아소 부총재, 모테기 간사장과 도쿄 내 호텔에서 점심을 하며 정국 운영 등을 협의했다. 행정부 2인자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도 동석했다. 요미우리는 “정부 투톱인 총리와 관방장관이 당 간부와의 회식에 함께 참여하는 것은 드문 일”이라고 전했다. 기시다 총리는 16, 18일 자민당 본부를 직접 찾아가 아소, 모테기를 만나기도 했다.

기시다 총리는 취임 후 정부와 자민당 관계를 ‘차의 두 바퀴’로 표현하며 ‘정고당고’를 강조하는 것은 정권 기반을 안정적으로 가져가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소는 자민당 내 2번째로 의원수가 많은 아소파(의원수 53명)를 이끌고 있고, 모테기는 3번째인 다케시타파(51명)의 회장으로 조만간 취임할 예정이다. 여기에 기시다 총리가 이끄는 기시다파(42명)까지 합치면 3개 파벌의 의원 수는 자민당 전체의 약 60%가 된다. 이 세력이 힘을 모으면 기시다 정권의 장기 집권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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