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이 틀렸다는 것 보여줘야”…‘中때리기’ 성토장 된 美주중대사 청문회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21일 04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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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컬러스 번스 중국 주재 미국대사 지명자에 대한 인사 청문회가 20일(현지 시간) 열렸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및 대중 정책 관련 질의응답과 함께 청문위원들의 날 선 ‘중국 때리기’가 이어졌다. 번스 지명자도 이에 적극적으로 화답하며 한국, 일본 등 동맹국은 물론 ‘쿼드(Quad)’, ‘오커스(AUJUS)’ 같은 다자 안보협력체와의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번스 지명자는 이날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진행된 청문회에서 “지구상에서 미국을 필적할 나라는 없다”며 “중국이 미국의 가치와 이익에 반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우리와 동맹국들의 안보, 국제사회의 질서를 훼손하면 우리는 맞설 것”이라고 확언했다. 또 “중국이 무역과 투자 등에서 규범을 따르지 않을 경우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와 불공정한 보조금 지급 등 문제를 열거했다. 중국 신장지역의 인권유린을 ‘대학살(genocide)’로 규정하며 인권 문제도 맹공했다. 이어 “중국은 무소불위(olympian) 권력이 아니다”며 “중국은 인구학적, 지정학적, 경제적으로 근본적인 취약함과 과제들을 갖고 있고 우리는 이들을 이길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중국의 국방력 강화 및 핵무기 증강 관련 보도에 대해 “중국은 최소한의 억지력만 갖겠다던 기존 입장을 버리고 극초음속 미사일과 핵무기 생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우려했다. 대만 문제와 관련해서는 중국의 ‘괴롭히기(bullying)’라는 단어를 반복해 사용하며 “최근 몇 달 간 중국 지도부의 수사(rhetoric)는 대만을 되찾겠다는 의도를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대만이 자위력(self-defense)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중국이 다루기 힘든 국가로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번스 지명자는 답변 과정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은 물론 유럽을 아우르는 동맹 및 파트너들과의 협력 필요성을 수차례 언급했다. ‘쿼드’는 물론 신설된 ‘오커스’에 환영의 뜻과 함께 이런 안보협의체들의 역할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중국은 친구가 거의 없지만 미국은 깊은 신뢰를 가진 동맹과 파트너들이 있다”며 한국과 일본, 호주 등을 대표적 국가로 꼽았다. 대만 방어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강한 미군의 억지력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한국, 일본, 호주와의 동맹 및 괌에 배치된 해군, 공군을 예로 들었다.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분쟁 등에서 향후 주일, 주한미군을 관여시킬 수도 있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이날 청문회는 미 상원의원들의 또 다른 중국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공화당 외교위 간사인 제임스 리시 의원은 중국의 극초음속 미사일부터 생화학 무기 위협까지 거론하며 대응을 주문했다. 민주당에서도 밥 메넨데스 외교위원장이 “우리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틀렸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고, 크리스 쿤스 의원은 중국의 잔혹함(brutality), 기만(deception) 같은 단어들을 사용해 맹공하며 “위험한 전체주의 정권”이라고 비난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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