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문가들 “인플레·공급망 위기, 내년까지 지속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18일 14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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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항에 컨테이너, 선박, 트럭들의 모습이 보인다. [로스앤젤레스(미국)=AP/뉴시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항에 컨테이너, 선박, 트럭들의 모습이 보인다. [로스앤젤레스(미국)=AP/뉴시스]
최근 미국 경제를 어렵게 하고 있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병목 현상이 내년까지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 시간) 이달 8~12일 경제·금융 전문가 67명을 상대로 조사한 설문 결과를 공개했다.

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향후 미국의 경제 전망 중에 가장 어두운 부분은 공급망 병목 문제였다. 절반에 가까운 응답자는 향후 12~18개월 간 경제성장의 가장 큰 위협으로 공급망 병목 문제를 들었고, 20% 가량은 노동력 부족을 거론했다. 또 전체 응답자의 45% 가량은 적어도 내년 하반기는 돼야 이 공급망 문제가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40% 가량은 그 전에 공급망 문제가 개선될 수 있다고 기대했고 나머지 15%는 내후년인 2023년이 돼야 문제가 해결될 걸로 봤다.

응답자들이 예상한 올 12월 미국의 물가상승률 평균치는 5.25%로 집계됐다. 10월과 11월에도 비슷한 수치가 나올 것으로 가정하면 이는 1991년 초 이후 최장 기간 동안 물가상승률이 5%를 상회하는 것이 된다. 응답자들의 평균치를 보면 내년 6월에도 물가상승률은 3.4%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내년 말이 돼서야 2.6%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마저도 팬데믹 이전 10년간의 평균치인 1.8%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인플레이션 장기화가 예상되면서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크게 낮아졌다. 올 3분기(7~9월) 성장률 전망치는 3.1%(이하 연율)로 지난 7월에 조사한 7.0%에서 크게 떨어졌다. 4분기 성장률 전망치도 같은 기간 5.4%에서 4.8%로 낮아졌다. 금융회사 비자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마이클 브라운은 “높은 물가상승률이 소비자의 실질 구매력을 낮추기 때문에 소비자 지출은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이와캐피털 아메리카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마이클 모란은 “공급망 병목, 노동력 부족, 초완화 통화·재정 정책 등이 어우러진 ‘퍼펙트 스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응답자 5명 중 3명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말까지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봤고 16%는 내년 6월까지는 첫 번째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물류대란의 주무 장관인 피트 부티지지 미국 교통장관 역시 이번 공급망 위기가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17일 CNN방송에 출연해 “올해 우리가 경험하는 많은 문제들이 내년까지도 이어질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장·단기 과제들이 있다”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인프라 투자 지출계획을 의회가 통과시켜야 이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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