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中침공 대비 내달 군사훈련… ‘항모 킬러’ 타장함 첫 참가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12일 03시 00분


코멘트

내달 13일부터 육해공 ‘한광훈련’
시뮬레이션 훈련 8일간 별도 진행… CPX서 자국어-영어 동시 사용
“美와 연합작전 염두” 해석 나와, 中압박에 맞불… 남중국해 긴장 고조

대만 국방부가 지난달 27일 해군에 인도한 타장함. 다음 달 열리는 대만 육해공군 합동훈련에 타장함이 처음 참가한다. 사진 출처 대만 국방부 트위터
대만 국방부가 지난달 27일 해군에 인도한 타장함. 다음 달 열리는 대만 육해공군 합동훈련에 타장함이 처음 참가한다. 사진 출처 대만 국방부 트위터
중국이 국제사회를 향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조하며 갈수록 대(對)대만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대만이 중국의 침공에 대비한 군사훈련 일정을 10일 발표했다. 이번 훈련에는 일명 ‘항공모함 킬러’로도 불리는 대만의 최신 스텔스 미사일 초계함인 타장(塔江)함도 처음으로 참가한다.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위협이 커지고 있는 데 대한 대응이다. 대함 공격력과 함대공 방어력을 키운 타장함은 최고 시속 80km가 넘는 고속 초계함이어서 대만해협을 건너려는 중국 해군에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타장함의 임무는 중국군 항공모함이나 강습상륙함을 저지하는 것이다.

11일 쯔유시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전날 대만 국방부는 연례 합동군사훈련인 한광(漢光·Chinese Glory)훈련을 9월 13일부터 닷새간 실시한다고 밝혔다. 당초 7월에 하려던 이 훈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때문에 미뤄졌다. 7월과 최근의 대만 코로나19 상황에 큰 차이는 없다. 훈련을 계속 늦출 수는 없다고 국방부가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무력 침공에 대비한 이 훈련은 대만 육해공군이 모두 동원되는 최대 규모의 훈련이다. 대만은 1970년대까지 미군과 연합훈련을 했는데 1979년 양국 단교 이후 중단됐다. 대안으로 마련된 것이 한광훈련이다. 1984년 시작돼 올해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있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지난해 훈련을 직접 참관하고 “국가안보는 비굴하게 무릎 굽히지 않고 가장 견고한 국방력에 의지하는 것이다. 모든 대만군이 국방력의 핵심이다”라고 했다. 당시 차이 총통은 군복 위에 방탄조끼를 착용하고 군용 헬멧까지 쓴 채로 연설을 했다.

올해 동원되는 정확한 병력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훈련 기간은 지난해보다 늘었다. 작년까지는 5일에 걸쳐 지휘소훈련(CPX), 기동훈련, 상륙저지훈련 등을 실시했다. 하지만 올해는 시뮬레이션 훈련으로 진행되는 CPX를 따로 떼어내 4월에 8일 동안 진행했다. 그리고 다음 달에 기동훈련과 상륙저지훈련 등을 5일간 실시한다. 전체 훈련 기간이 13일로 늘었다. 작년보다 8일이 더 많아진 것이다. 중국군 전투기가 지난해부터 대만방공식별구역(ADIZ)에 자주 진입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CPX를 크게 강화하고 실기동훈련 기간도 더 늘렸다. 올해 상반기에 진행된 CPX에서 대만군은 자국어와 영어를 함께 사용했다. 유사시 미군과의 연합작전에 대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번 훈련에는 중국군의 공격으로 공군기지가 파괴된 상황을 가정해 대만 공군기가 비상활주로에서 이착륙하는 과정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최근 폭격기까지 동원해 대만 ADIZ로 들어오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의 이번 훈련 일정 발표는 이달 1일부터 2주간 미군과 인도네시아군의 최대 규모 연합 군사훈련,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의 대규모 육해공 합동훈련 발표에 이어 나왔다. 미군의 군사훈련과 때를 맞춰 중국에 맞서는 대응 의지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대만#중국침공#군사훈련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