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中, 서부사막에 ICBM용 격납고 119개 건설 중”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1일 14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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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서부 사막 지역에 약 120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용 격납고를 건설하고 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3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WP는 미 제임스 마틴 비확산연구센터의 상업위성 사진 분석을 바탕으로 중국이 북서부 간쑤성의 위먼시 인근 사막 지대에 건설 중인 ICBM용 격납고 119개가 포착됐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각 격납고는 2마일(3.2㎞) 정도씩 떨어진 격자무늬 형태로 수백 제곱마일 규모의 사막지대에 펼쳐져 있다. 격납고들은 대형 돔 모양의 커버로 숨겨져 있는데 이는 중국의 다른 지역 미사일 격납고 건설 현장에서 관측된 것과 비슷한 모습이다. 돔 모양 커버가 없는 곳에는 건설 인력이 원형의 구덩이를 파는 모습이 포착됐다.

위성사진을 분석한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 소장은 “이 격납고들은 중국의 신형 ICBM 둥펑(DF)-41용일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DF-41은 다탄두 탑재가 가능한 사거리 9300마일의 ICBM으로, 미국 본토가 사정거리에 들어갈 수 있다. 루이스 소장은 “주요 굴착 작업은 올해 초 시작됐으나 준비작업은 몇 달간 진행됐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위성사진에 포착된 격납고 규모에 대해 “놀랍다”며 “중국의 다른 지역에서 건설 중인 격납고와 합치면 총 145곳”이라고 했다.

WP는 “격납고 건설이 완료되면 중국에 역사적 전환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의 핵 역량 강화를 확인하는 주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 국방부의 고위당국자들은 이미 청문회 증언 등을 통해 이를 경고해왔다. 찰스 리처드 전략사령관은 4월 의회 청문회에서 “중국이 ICBM과 위성사진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를 놀라운 수준으로 확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루이스 소장은 중국이 과거에도 유인용 격납고를 배치했던 만큼 실제 이에 들어갈 ICBM은 119개보다는 적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격납고 건설이 위성사진을 통해 쉽게 포착되는데다 핵전쟁 초기 정밀유도 미사일 공격에 취약하다는 점을 감안해도 중국의 대규모 격납고 건설은 억지 전략의 일환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격납고 숫자보다 적은 핵무기를 숨겨놓고 어디에 있는지 모르게 하는 ‘셸 게임(Shell game)’의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중국이 보유한 것으로 추산되는 핵무기는 250¤350개로, 미국과 러시아의 핵무기를 합친 1만1000개보다 적다.

미 국방부는 이 격납고의 존재에 대한 WP의 질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다만 존 서플 대변인은 “펜타곤의 보고서와 분석은 이미 중국의 미사일 격납고 확산에 대한 우려를 제기해왔다”며 “국방부의 리더들은 향후 10년 간 2배로 늘어날 중국의 핵 역량 강화에 대해 공개적으로 발언, 증언해왔다”고 말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icbm#격납고#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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