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양이는 도둑, 물건 찾아가세요” 집사의 양심선언

  • 동아닷컴
  • 입력 2021년 6월 16일 22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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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양이는 도둑입니다. 당신 물건이라면 제발 가져가세요’라고 적힌 팻말. 뉴욕포스트 갈무리
‘내 고양이는 도둑입니다. 당신 물건이라면 제발 가져가세요’라고 적힌 팻말. 뉴욕포스트 갈무리
미국의 50대 여성이 자신이 기르는 고양이가 ‘좀도둑’이라며 양심선언을 해 화제다.

15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미국 오리건주 비버턴시에서 검은 고양이 ‘에스미’와 함께 살고 있는 케이트 펠멧(50)은 최근 마당에 커다란 팻말을 하나 세웠다.

팻말에는 ‘내 고양이는 도둑입니다. 당신 물건이라면 제발 가져가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옆에 세워진 두 막대 사이에는 색색의 장갑들과 마스크 등이 빼곡히 널려 있다.

이 물건들은 모두 케이트의 반려묘 ‘에스미’가 지난 몇 년 동안 이웃들로부터 훔친 것이다. 케이트는 “희한하게도 에스미는 당시 우리가 하는 일과 관련된 걸 가져온다”며 “딸아이의 침실을 꾸밀 때는 테이프와 페인트 롤러 커버를 가져오더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시작된 이후엔 하루에 마스크 11장을 물어오기도 했다”고 밝혔다.

케이트 펠멧의 반려묘 ‘에스미’. 뉴욕포스트 갈무리
케이트 펠멧의 반려묘 ‘에스미’. 뉴욕포스트 갈무리

겨울 동안 사냥을 쉬었던 에스미는 지난 4월 케이트가 장갑 낀 손으로 정원을 가꾸자 이웃들의 장갑을 훔치기 시작했다. 케이트는 “에스미가 장갑을 꼭 한 쌍씩 짝을 맞춰서 가져온다”며 “한 주 만에 장갑이 14쌍이 되자 ‘더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팻말을 설치하게 됐다”고 전했다.

팻말 주변엔 금세 사람이 모였다. 대부분이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었지만 장갑을 찾아가는 사람도 더러 있었다. 케이트는 “이웃들이 재밌게 생각해줘서 다행”이라면서도 “에스미가 무릎 보호대를 세 번이나 훔쳐 온 집과는 살짝 어색하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팻말이 세워진 후 에스미는 일주일 동안은 어떤 것도 물어오지 않았다. 케이트는 “에스미가 팻말 때문에 약간 화난 것 같았다”며 에스미의 도벽(?)은 사실 자신 때문인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는 “에스미가 뭔가를 가져오면 간식을 주며 칭찬을 해줬다”면서 “새로운 걸 물어오면 내가 볼 때까지 뒷문 앞에서 크게 운다. 아무래도 ‘칭찬해 달라’는 뜻인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새나 쓰레기를 가져와서 내가 싫은 내색을 보였더니 다음부턴 가져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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