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서 또 “조기 긴축 단행해야”…옐런은 “인플레이션 일시적”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28일 13시 57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서 조기 긴축을 단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또다시 나왔다. 부동산 시장 과열 등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연준이 현재의 돈 풀기 정책 기조를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27일 CNBC방송 인터뷰에서 “점진적인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카플란 총재는 “1년 전과 반대로 지금은 이런 모기지 매입이 의도하지 않은 결과와 부작용을 낳고 있는지도 모른다”며 “우리가 팬데믹을 극복해 나가는데 있어 (현재 통화정책의) 제한이 이런 과도함과 불균형을 완화하는 데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해 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추고 월 1200억 달러 규모의 국채와 모기지 채권 매입을 하고 있다. 카플란 총재는 이런 자산매입이 시장 과열의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는 만큼 매입 규모의 축소가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CNBC는 “지금까지는 소수의 연준 인사들만 자산매입 축소를 주장해 왔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이 커지면서 연준에 대한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카플란 총재는 “위기 때 도입한 자산 매입의 일부를 완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하는 게 현명하다고 생각한다”며 “여러 산업에서 역류가 발생하고 있고 이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 지속적일 것이라는 점을 가리키고 있다”고 말했다.

카플란 총재의 우려대로 최근 미국 곳곳에서는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는 지표가 발표되고 있다. 25일 발표된 케이스-실러 전국주택가격지수는 1년 전보다 13.2% 올라 15년 여 만에 가장 큰 상승률을 나타냈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4.2%로 2008년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내며 전문가의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이런 우려 때문에 연준 역시 지난달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긴축으로 돌아서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했다. 당시 몇몇 참석자는 경제 상황이 회복된다는 점을 전제로 “향후 자산매입의 속도 조절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그러나 이날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이번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옐런 장관은 하원 세출위원회 청문회에 나와 “최근의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인 것이고 고질적이지 않다는 게 내 판단”이라며 “다만 인플레이션이 몇 개월 더 지속돼 지금의 높은 연간 인플레이션율이 연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격 상승은 팬데믹과 공급망 병목 현상과 관련된 소비자들의 지출 변화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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