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中통일-안보 등 ‘하나의 중국' 강조…새 역사교육 지침 하달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27일 16시 57분


홍콩 교육부가 중국역사 과목에서 중국 최초 통일국가인 진나라의 통일 과정을 집중 교육하라는 새 지침을 일선 학교에 하달했다. 진나라의 통일 과정을 통해 국가안보와 영토보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하나의 중국’을 교육시키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27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밍보 등 홍콩 언론들에 따르면 홍콩 교육부는 전날 중국역사, 역사, 고교경제, 초중생활사회 등 4개 과목의 교육지침을 각급 학교에 하달했다. 중국역사 과목에서는 학생들이 역사를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익히도록 하는 것이 교육목표로 설정됐다.

이를 위해 홍콩 교육부는 교사들이 진나라의 중국 통일 과정을 집중 교육하면서 ‘홍콩을 포함해 진나라가 어떻게 중국을 최초로 통일했는지’, ‘중앙집권체제의 탄생’, ‘만리장성이 어떻게 국가안보와 민생을 보호하고 촉진했는지’ 등을 교육내용에 포함시키도록 했다. 홍콩의 할양으로 이어진 청나라와 영국 간 1차 아편전쟁, 영불 연합군과의 2차 아편전쟁 당시 외세의 공격적인 행동이 어떻게 청나라 정권과 주권을 위협했는지도 설명하게 했다.

항일전쟁을 강조하면서 학생들이 일본의 중국 점령을 알 수 있도록 베이징과 홍콩의 역사적 현장으로 수학여행을 갈 것도 권고했다. 입술과 이가 서로 의지한다는 ‘순치상의(唇齒相依)’를 언급하며 “학생들은 중국과 홍콩이 피로 맺어지고 서로 의지하는 밀접한 관계임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홍콩 교육부는 지난 2월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에 해당하는 4개 혐의(국가전복, 테러, 분리 독립 주장, 외국 세력과 결탁)를 6세 아동부터 익히도록 하는 지침을 하달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홍콩전문교사노조(PTU)는 학생들의 홍콩 이탈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노조는 “학생들의 이탈은 홍콩의 정치적 긴장과 교육 지침 개편 등 교육당국의 간섭이 원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SCMP는 지난달 교육부 통계를 자체분석한 결과 홍콩 1100개 초중고에서 2020-2021학년도에 약 1만9300명의 학생이 학교를 그만뒀다고 보도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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