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서 유명한 거지, 알고보니…주택 보유한 은행 VIP급?

동아닷컴 조혜선 기자 입력 2021-03-08 13:12수정 2021-03-08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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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차한 차량으로 다가가 구걸하는 판 씨. 웨이보
중국의 한 지역사회에서 유명한 70대 걸인이 자가에 수십만 위안의 예금까지 보유한 사실이 밝혀졌다.

지난 3일(현지시각) 한 누리꾼은 인터넷상에 “허난성 유명 거지가 알고보니 은행 VIP 수준의 저축을 하는 걸 목격했다”면서 직접 촬영한 영상 한 편을 올렸다.

그는 “월급을 받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목발을 짚고 절뚝거리는 백발의 노인이 다가와 자신의 어려운 사정을 토로하더라. 옷도 허름하고 불쌍해서 2위안(약 340원)을 건넸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날 오후, 두 사람은 은행에서 다시 마주쳤다. 월급을 통장에 넣기위해 은행을 찾은 그가 오전에 본 백발의 걸인이 은행 창구에서 저축하는 모습을 목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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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걸인은 이날 5000위안(약 85만 원)을 저축했고, 나는 1000위안(약 17만 원)을 저축했다”며 “2위안을 건넨 나보다 걸인이 더 돈이 많더라”고 씁쓸해했다.

2위안을 건넨 한 누리꾼이 은행에서 다시 그를 마주했다. 영상 갈무리
알고 보니, 이 노인은 판모 씨(73)로 지역사회에서 이미 ‘구걸 명인’으로 통했다. 그는 허난성 핑딩산 인근 도로에서 빨간불이 켜진 틈을 노려 잠시 정차한 차량들에 다가갔다.

새하얀 옷에 안타까운 처지가 가득 적힌 것을 본 운전자들은 그에게 평균 10위안(약 1700원)의 돈을 건넸다. 걸인은 돈을 건넨 이들에게 “복 받으세요”, “평안하세요” 등의 인사를 전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경찰이 나서 그를 찾았다. 조사에 따르면 그는 다리에 장애가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거짓으로 밝혀졌다. 판 씨는 방 4칸짜리 자가는 물론, 예금 20만여 위안(약 3000만 원대)까지 보유했다.

아들은 자가에 차량까지 보유했고, 딸은 허난 모처에서 장사하는 등 어려운 형편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판 씨의 아내 왕 씨는 “가족들이 구걸하는 그의 행동을 극도로 혐오한다”며 “그가 말을 듣지 않아 우리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2019년 10월부터 1년여간 이같은 행동을 지속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 큰 문제는 판 씨가 도로 위에 정차된 차량으로 다가가 운전자들에게 반복적으로 매달리는 것에 ‘심각한 안전불감증’ 지적까지 제기된 상태다.

한편 경찰은 그에게 사기 혐의로 행정구류 14일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판 씨가 만 70세 이상으로 관련법 규정에 따라 행정구류 결정을 받지 못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그에게 다시는 거지 행세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내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차량으로 다가가 집요하게 구걸하는 판 씨. 영상 갈무리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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