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국의 ‘백신 사재기’, 결국 자국 경제상황 악화 시킨다”

임보미기자 입력 2021-01-24 17:34수정 2021-01-2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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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 19) 백신 사재기가 단순한 인도적 재앙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 경제적 피해를 끼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부국의 백신 독점이 단순한 ‘자선’의 실패가 아니라 자국의 경제상황을 악화시키는 결정이라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등 외신은 25일 발표예정인 국제 상공회의소의 연구 보고서가 ‘결국 평등한 백신 분배가 모든 국가의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결론을 담고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안으로 부국의 국민들이 백신 접종을 마치고 빈국은 백신 접종에서 소외되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했을 때 이로 인한 국제 경제 손실은 약 9조 달러에 해당한다. 이는 독일, 일본의 1년 총생산을 합친 것을 넘는 액수다.

전 세계 백신 중 절반이 미국, 캐나다, 영국 등 부국에 간다고 가정하고 개발도상국이 연말까지 국민 절반을 접종한다고 가정해도 경제적 타격은 여전히 1조 8000억~3조 8000억 달러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 중 절반 이상이 부국이 감당해야 하는 손해라고 추산했다.

이번 보고서는 콕 대학교를 비롯해 하버드, 메릴랜드 대학교 경제학자들이 세계 65개국 35개 산업군에 대한 무역 데이터를 바탕으로 작성했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셀바 데미랄프 이스탄불 콕 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모든 경제는 연결돼있다. 어떠한 국가도 다른 나라 경제의 회복 없이 완전히 경제회복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데미랄프 교수는 현재 개발도상국에 코로나19 백신을 지원하는 자선활동에 앞장서고 있는 코로나19 접근성 향상 기구(ACT)가 목표 예산 380억 달러 중 110억 달러를 마련했다는 점을 들며 “(목표에 모자란) 남은 270억 달러가 큰 돈 같지만 펜데믹이 지속될 경우 발생하는 비용을 따져보면 적은 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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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국제 무역에 있어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남아있는 한 다국적 기업들은 부품의 공급 체인에 계속해 타격을 받게 된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오늘날 국제 무역은 완제품 무역보다 부품을 보내 외국에서 조립하는 구조가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해 무역액 총 18조 달러 중 중간재가 차지하는 액수는 약 11조 달러에 달했다고 NYT는 전했다.

소비적 측면에서도 개도국 국민들이 계속해 백신 접종에서 배제될 경우 이들의 가계 소득이 줄어들어 북미, 유럽, 동아시아의 수출업자들의 판매 역시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빈국의 경우 자동차, 섬유, 건설, 유통에서 의존이 심한데 보고서는 이대로라면 이들 국가의 소비가 5% 이상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대규모 경제부양책에 나서는 부국들과 달리 빈국의 경우 이 같은 대응도 어려웠다. 또 필리핀,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 해외 일자리로 본국에 송금을 하던 노동자들 역시 펜데믹으로 일자리를 많이 잃어 가계 경제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NYT는 덧붙였다.

임보미기자 bom@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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