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한국 구급차 필요없다”…韓의 동결자산 대신 제공제안 거부

이은택 기자 입력 2021-01-14 13:39수정 2021-01-14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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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정부가 한국에 동결된 이란 자산과 구급차를 교환하자는 우리 정부의 제안을 거절하며 “구급차는 필요 없다”고 비난했다. 한국케미호 억류 문제를 풀기 위해 이란을 방문했던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이 14일 빈손으로 귀국 예정인 가운데 사태가 장기화 될 우려도 제기된다.

마무드 바에지(Mahmoud Vaezi) 이란 대통령 비서실장은 13일(현지 시간) 이란 정부 공식 홈페이지와 언론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3년 간 미국과의 경제 전쟁과 압력 속에서도 국가를 경영해왔다”며 “우리가 필요한 것은 고작 몇 대의 구급차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한국에 동결된 돈을 원한다”며 “동결 조치가 반드시 해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란 매체 IFP는 “서울의 제안에 테헤란이 격노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이란 정부에 따르면 한국은 선박 억류 문제를 풀기 위해 국내의 이란 자산과 한국의 구급차를 맞교환 하는 형식의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에는 이란이 한국에 판매한 원유대금인 이란중앙은행 자금 약 70억 달러(약 7조7000억 원)가 미국의 대(對) 이란 경제 제재로 묶여있다. 미국의 제재를 위반할 수 없는 처지인 우리 정부가 궁여지책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물자인 ‘구급차 맞교환’을 제안했지만 거부당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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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부터 이뤄진 최 차관의 방문 배경에 대해 바에지 비서실장은 “이란 외교부와 중앙은행의 압박으로 성사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 외교단이 몇 가지 언급을 했지만 이란 외교부와 중앙은행은 단호하게 대응했다”며 협상 분위기가 비관적이었음을 시사했다. 바에지 비서실장은 “한국인들은 서울로 돌아가 자산동결 해제 허가를 받아서 다시 오겠다고 약속했다”고도 했다. 이란 정부는 자산 동결조치 해제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법적 대응 준비에도 착수했다.

한국 국적의 화학운반선 한국케미호는 지난 4일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돼 현재(14일)까지 11일 째 억류 상태다. 이란 해군은 13일부터 신형 함정을 동원한 대규모 해상 훈련을 시작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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