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승복’… 12년전 매케인 연설 재조명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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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바이든 시대]오바마에 패배 확정 직후 “당선축하”
고함 청중 진정시키며 화합 강조
트럼프와 대조… 당시 영상 화제

故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 동아일보 DB
故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 동아일보 DB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승리를 선언했음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패자가 먼저 승복 연설을 하고 당선자를 축하해주는 전통을 따르지 않고 있다. 선거 불복을 고수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에 대한 비판이 거센 가운데 소셜미디어에서는 2008년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고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의 승복 연설이 12년 만에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매케인 전 의원은 당시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 후보와 맞붙었다. 오바마 후보가 538명 선거인단 중 무려 365명을 확보하는 압도적 승리를 거뒀고 제44대 대통령에 올랐다. 매케인 전 의원은 패배가 확정되자마자 곧바로 연단에 등장해 “미국인의 뜻은 확고했다. 조금 전 오바마 당선인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 둘 다 사랑하는 이 나라의 차기 대통령으로 선출된 것을 축하했다”고 말했다. 당시 일부 공화당 지지자가 야유하고 고함을 쳤지만 그는 청중을 진정시키고 시종일관 화합을 강조했다.

매케인 전 의원은 “이 선거는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에게 더욱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지금의 미국은 과거 잔인하고 교만한 편견이 존재할 때와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대통령이 된 올해 선거야말로 가장 명확한 증거”라고 했다. 이어 “오바마 당선인이 우리 아이들과 손주들에게 더 강하고 나은 나라를 물려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달라”고 촉구했다.

7일 포브스에 따르면 이 영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부정 및 불복을 주장한 이달 5일부터 빠르게 공유되기 시작해 현재까지 1500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미 누리꾼들은 현직 대통령이 미국의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상반된 매케인 전 의원의 태도에서 위로를 얻고 있다고 평했다. 한 누리꾼은 “매케인의 정책에 모두 동의하지 않았지만 그의 품격을 존경한다. 트럼프 대통령에게선 찾을 수 없는 자질”이라며 “공포와 욕망에 기초한 지도력은 지도력이 아니다”라고 질타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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