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군병원으로 이송…주변 도움 없이 스스로 걸어 헬기 탑승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3일 07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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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근 군병원으로 이송됐다. 병원에 마련된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면서 만약의 상황에 대비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오후 6시경(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나와 전용헬기인 마린원을 타고 월터 리드 군사병원으로 향했다. 마스크를 착용한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혼자 스스로 걸어갔다. 그는 기자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였으나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마크 메도우 백악관 비서실장이 역시 마스크를 쓴 채 트럼프 대통령을 따라갔다. CNN은 “겉으로 보기에는 아픈 사람 같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출처-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출처-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동영상에서 “지금 월터 리드 병원으로 간다. 나와 퍼스트레이디는 잘 견뎌내고 있다”며 “감사하고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기분이 괜찮은 상태이고 가벼운 증상이 있지만 오늘 하루종일 업무를 봤다”며 “다만 의사와 의료 전문가의 권고에 따라 대통령은 앞으로 수일 동안 월터 리드 군사병원에 있는 대통령 집무실에서 지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 언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가벼운 미열과 코막힘, 기침 등 전형적인 코로나19 증상을 보이고 있다. 대통령 주치의인 숀 콘리는 그에게 생명공학 회사 리제네론의 항체 약물을 투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타민 D와 멜라토닌, 아스피린 등도 복용하고 있다. 주치의는 메모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피곤해하지만 기분은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썼다. 리제네론은 현재 코로나19 항체 치료제를 임상시험 중인 회사로 일라이릴리와 함께 가장 유망한 치료제 개발회사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오전 트윗을 통해 자신과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으며 격리 치료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1일 확진 판정을 받았던 백악관 선임보좌관 호프 힉스가 트럼프 대통령의 감염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29일 대선 TV토론을 벌였던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2일 음성 판정을 받았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윗에서 “나와 아내 질 바이든은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며 “대통령과 가족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계속 기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유고 시에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승계한다. 펜스 부통령마저 직무를 수행하기 어렵게 되면 트럼프 대통령과 앙숙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당)이 나선다. 펜스 부통령과 펠로시 하원의장은 모두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한편 백악관 관계자는 “지금까지 대통령의 권한 이양이 있느냐”는 CNN의 질의에 “권한 이양은 없다. 대통령이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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