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감염’ 홍콩서 첫 확인… 백신 무용론 고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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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남성 완치 5개월만에 재확진… 예전 바이러스 재활성 아닌 ‘새 것’
홍콩대 연구팀 “백신 효과 없을수도”
전문가들 “특수사례… 예단은 위험”

홍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완치자가 변종 바이러스에 재감염된 사례가 처음 확인됐다. 이전에 종종 있었던 코로나19 재확진은 몸속에 남아 있던 미량의 바이러스가 다시 활동해 증상을 일으킨 사례였지만 이번엔 변이된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이 때문에 백신이 나오더라도 코로나19를 막기에 역부족일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부 사례인 만큼 아직 결론을 내리기엔 이르다는 의견이다.

24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홍콩대 연구팀이 올해 3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33세 남성이 이달 15일 재확진 판정을 받은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환자는 3월에는 약한 증상을 보이다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이번에는 무증상이었다.

남성의 몸에서 나온 바이러스를 분석한 결과 3월에 감염된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이번에 감염된 바이러스의 유전자가 일부 달랐다. 유전자 변이를 일으킨 또 다른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뜻이다. 앞서 완치 판정을 받은 환자가 재검사에서 양성을 받은 사례는 있었지만 이번처럼 변종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재감염된 환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콩대 연구팀은 “이번 재감염은 백신을 맞아도 코로나19를 평생 막을 면역을 갖지 못할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유럽과 미국, 중국 등이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재감염이 일어나면 백신 전략이 무용지물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의학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만으로 백신 효능에 대해 결론을 내리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앤절라 래스머슨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사이언스에 “이번 사례가 처음 감염 시 면역 반응을 제대로 일으키지 않은 드문 예일 수 있다”며 백신 무용론을 일축했다. 홍콩 재감염 사례와 관련해 국내 방역당국은 신중한 모습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5일 “일단 단일 사례여서 좀 더 분석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조승한 동아사이언스기자 shinjsh@donga.com·강동웅 기자
#코로나19#홍콩#재감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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